[※ 편집자 주 = 최근 폭염과 기후 온난화로 강원에서도 이상 기후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는 주민과 관광객 불편뿐만 아니라 농작물 수급 불안으로 물가 상승, 경기 침체 등 또 다른 재앙을 예고하는 상황입니다. 는 강원 도내 바다와 해안, 농어촌 최일선 기후변화 현장을 점검하고, 미래 대응을 위한 실마리를 모색하는 기획 기사를 격주로 송고합니다.]
화천산천어축제 인파
[ 자료사진]
(춘천= 이상학 기자 = '겨울축제 1번지' 강원도에서 열리는 겨울축제가 기후 변화에 휘청거리고 있다.
겨울철 '눈과 얼음'을 주제로 하는 겨울축제가 지구온난화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존폐 위기까지 내몰린 모양새다.
겨울축제를 계기로 지역경기를 끌어올리려던 자치단체나 주민들도 앞날이 암울하기만 하다.
전문가들은 축제에 대한 항구적인 대책 없이는 이 같은 상황은 매년 반복될 수 있다며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 겨울철 줄줄이 축제취소 악몽 되풀이…노심초사
강원 대표 겨울축제로 성장한 홍천군의 홍천강 꽁꽁축제는 올해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올해 초 축제를 열기는 했지만, 축제장인 홍천강에 얼음이 얼지 않아 축제가 파행을 겪었기 때문이다.
당시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에 폭우까지 내려 얼음낚시터 운영이 불가능했다.
지난해 얼지 않은 홍천강
[ 자료사진]
얼음낚시터 대신 강 위에 폰톤(부교)을 띄운 곳에서 관광객을 맞았지만, 최대 입장 인원이 500명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육지에 있는 실내낚시터에 입장객을 받았지만, 손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 관광객의 불만을 샀다.
국내 '겨울축제의 원조' 격인 인제군 빙어축제는 올해에 이어 내년 초 겨울 축제까지 2년 연속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남면 부평리 소양강댐 상류에 있는 빙어호가 결빙되지 않아서다.
빙어축제의 개최여부는 소양강댐 상류여서 댐 수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소양강댐 수위가 190m 안팎을 보이면서 만수위인 193.5m에 근접해 결빙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소양강댐은 예년보다 많은 가을철 강수로 인해 물의 유입량이 늘어난 데다 생활용수 등을 위해 방류량을 조절하고 있다.
인제군은 올해뿐 아니라 2022년에도 소양강댐 수위 상승으로 인해 축제를 열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인제군과 인제군문화재단은 관계 기관에 소양강댐 방류량 확대를 통한 수위 조절을 요청하기도 했다.
23회 인제빙어축제장
[인제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대표 겨울축제인 화천산천어축제는 혹시나 모를 겨울철 폭우나 이상고온 현상을 겪지 않을까 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020년 축제 당시 축제장이 화천천에 얼음이 얼지 않아 파행을 겪은 사례가 있어서다.
당시 얼음낚시터는 축제 개막을 앞두고 최대 75mm의 이르는 많은 양으로 축제장 얼음이 모두 떠내려가 선상낚시나 수변 대낚시로 프로그램을 대체했다.
이 때문에 관광객마저 급감해 화천군은 당시 남게 된 산천어와 농산물을 판매하는 운동을 벌이는 등 지역 경기는 직격탄을 맞았다.
화천군은 내년 축제 개막일을 1월 11일로 확정하고, 대대적으로 축제를 알리고 있다.
또 산천어축제를 앞두고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도심에 불을 밝히는 선등거리 점등식과 다양한 얼음조각을 전시하는 빙등광장이 21일 오픈 행사를 열고 문을 연다.
축제 관계자는 "예전에는 다른 지역 축제가 모두 취소돼도 산천어축제는 결빙 노하우로 인해 큰 걱정은 없었다"며 "하지만, 최근 급격하게 이어지는 기후 온난화로 인해 혹시나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 '축제 일정 미루고, 강 위에 부교낚시터' 대책 마련 안간힘
겨울답지 않은 날씨로 번번이 된서리를 맞았던 홍천강 꽁꽁 축제는 기후변화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매년 얼음이 얼지 않아 어려움을 겪은 터라 올해는 기존에 운영하던 부교 낚시터를 2배 이상 대폭 늘렸다.
부교 낚시터는 낚시 구멍이 뚫린 인공 시설물을 강물에 띄워 낚싯대를 드리워 송어를 잡는 이색낚시 체험 공간이다.
2020년 산천어축제 당시 폭우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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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오전과 오후 각 500명씩 모두 1천명이 입장가능했지만, 부교낚시터를 추가로 조성해 하루 2천500명 안팎까지 낚시를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매년 초 개막하던 일정도 최대한 뒤로 미뤄 문을 열기도 했다.
올해 초 축제는 5일 개막했지만, 내년에는 2주가량 연기해 18일 개장을 계획하고 있다.
축제를 거치면서 1월 중순부터 강한 추위가 찾아오는 데다 설 명절(내년 1월 28∼30일) 고향을 찾는 관광객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축제 관계자는 "매년 강이 얼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것보다 아예 축제장 위에 부교를 설치해 겨울축제에 정성을 쏟기로 했다"며 "축제 개최 시기도 그동안 경험을 통해 가장 추운 시기에 명절을 끼고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화천산천어축제도 내년 축제 개막을 애초 계획한 것보다 일주일가량 연기해 열기로 했다.
홍천강 꽁꽁축제 부교낚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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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축제 경험상 매년 연초가 되면 폭우나 포근한 날씨가 이어진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화천군의 결빙 노하우는 타 지역축제가 취소되는 상황에서도 정상 개최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실제로 화천군은 화천천으로 들어오는 유입량과 나가는 수량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한편, 축제 기간 상황실에 CCTV를 통해 화천천 수위 상황을 점검한다.
또 매년 축제를 앞둔 4개월 전부터 개막 전까지 수중과 사면 제초 작업을 한다.
하천변이나 수중에 수초 등이 얼음을 얼리는 데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이어 10월 초부터 11월까지 여름철 쌓인 화천천 수중과 수변 물청소로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작업을 벌인다.
축제 전문가들은 축제 연기나 취소는 경제적 손실로 이어져 항구적인 축제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기후에 의존하지 않는 차별화된 콘텐츠로 경쟁력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