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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환산 코스피 연저점에도…탄핵정국에 외인 저가매수 기대 '뚝'
기사 작성일 : 2024-12-08 08:00:18

코스피, 개인 투매에 2,420대 마감


이진욱 기자 =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이날 거래를 마감한 코스피와 원/달러 거래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급박해진 탄핵 정국에 개인투자자의 투매가 잇따르자 2,420대로 밀렸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3.70포인트(0.56%) 내린 2,428.15로 장을 마쳤다. 2024.12.6

곽윤아 기자 = 비상계엄 선언·해제 사태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자 최근 달러로 환산한 코스피가 원화 기준 코스피보다 더 큰 낙폭을 보이며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코스피를 저가 매수할 기회인 셈이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정치 불안에 외국인의 추세적인 '컴백'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6일 달러 환산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5.81포인트(0.69%) 내린 830.61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원/달러 환율 수준이 반영된 코스피 레벨을 보여주는 것으로 고환율(원화 약세)일수록 원화 기준 코스피 지수보다 빠르게 떨어진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부터 보면 달러 환산 코스피 지수의 전장 대비 낙폭은 4일 1.54%, 5일 1.57%, 6일 0.69%이고, 원화 표시 코스피는 차례로 1.44%, 0.9%, 0.56%이다.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정치 불안에 원/달러 환율이 단숨에 1,410원대로 뛰자 달러 환산 지수의 하락세가 더 가팔랐던 것이다.

연간 기준으로 시계를 넓혀보면 달러 환산 지수는 올해 들어 16.6%(995.94→830.61) 떨어졌고, 원화 기준 지수는 8.55%(2,655.28→2,428.16) 하락했다.

달러 환산 지수의 상대적인 부진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코스피의 저가 매력이 더 커 보인다는 뜻이기도 하다.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양의 코스피 주식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시장에서는 통상 달러 환산 지수가 떨어지면 머지않아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기도 한다.

최근 주식 시장에서도 외국인 매도 행렬이 다소 사그라들자 이런 기대가 감지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지난 4일 4천79억원, 5일 3천164억원, 6일 2천842억원으로 갈수록 줄고 있고,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4~5일 이틀간 2천284억원 순매도했지만 6일에는 3천279억원 순매수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낙폭 과대 국면에서 저점 매수세가 유입되는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우려도 있다. 이미 내년 1%대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45년 만의 비상계엄 사태까지 겹쳐 코스피 반등에 대한 기대가 현저히 낮아진 탓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5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 "전반적인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매력적인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재평가를 위한 명확한 계기가 없는 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한국 주식 투자 비중을 크게 줄여야 한다고 밝힌 홍콩계 증권사 CLSA는 이 같은 조정을 앞당겨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 7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표결이 무산되면서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글로벌 투자자의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될 공산이 커졌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탄핵 표결 무산으로)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모건스탠리 등 많은 투자회사는 정치적 불안정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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