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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멕시코 국경 익사자 공식 집계 "최대 수백명 누락"
기사 작성일 : 2024-12-09 03:00:56

리오그란데강 건너는 이민자들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 이재림 특파원 =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대에 있는 리오그란데강(멕시코 명 리오브라보·브라보강)을 건너다 사망한 서류 미비(불법) 이민자 수가 공식 집계보다 최대 수백명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이 독립언론 라이트하우스리포트와 함께 양국 50여곳의 관청에서 확인해 검증한 자료에 따르면 2017∼2023년 리오그란데강에서는 최소 1천107명이 익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텍사스에서는 858건의 이민자 익사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587건이라는 공식 집계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고 매체들은 밝혔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WP에 "연방법에 따라 매년 미국 입국을 시도하다 사망하는 사람의 수를 기록해야 한다"면서도, 관련 데이터의 불완전성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익사자는 2021년 178명에서 2022년에는 267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자 증가 시기는 불법 입국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수가 기록적으로 늘어난 시기와 일치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인구 2만8천명 상당의 텍사스주(州) 이글패스 쪽으로 도강하려다 숨졌다고 엘우니베르살은 보도했다.


미국 이글패스 지역으로 접근하는 이민자들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글패스는 멕시코 범죄조직에 의해 통제되는 다른 국경 지대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코아우일라주(州) 피에드라스네그라스와 맞닿아 있다.

그러나 이 지역 리오그란데강 특정 지점은 거센 물살과 깊은 수심 때문에 건너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잡초와 바위에 발을 헛디디기 일쑤라고 한다.

미국 내에서 이글패스는 이민자 문제와 관련해 전국적인 논쟁을 불러온 도화선으로 떠오른 지역이기도 하다.

공화당 출신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론스타 작전'이란 이름으로 이글패스 리오그란데강 주변에 철조망 및 수중 장벽 등을 설치하거나 더 많은 공권력을 배치해 법적 분쟁을 일으켰다. 공화당 내에서는 '국경 방위의 상징적 장소'로 여겨진다.


지난 2월 이글패스 국경 지대 찾은 트럼프(왼쪽)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유세 중인 지난 2월 29일 이글패스를 찾아 초강경 이민·국경정책 시행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민정책 전문가인 멕시코 이베로아메리카나 대학의 마르가리타 누녜스 차임은 소위 '봉쇄 정책'이 이주 흐름을 막지 못한다고 역설하면서 "론스타 작전이나 멕시코의 국경 지대 군사화는 결과적으로 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3천㎞ 갈이의 리오그란데강은 대부분 지역에서 좁은 강폭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탐사보도에 참여한 언론 매체들은 위성 이미지, 뉴스 보도, 텍사스주 공식 발표 등을 바탕으로 '시각적 포렌식' 분석을 진행한 결과 2021년부터 최근까지 텍사스에 89.6㎞ 길이의 울타리, 36.1㎞ 길이 장벽, 8.1㎞의 철조망, 1.3㎞의 컨테이너 구조물, 320m 부표가 생긴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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