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의원 모임 참석하는 권성동 의원
김주형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9일 오전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중진 의원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2024.12.9
류미나 최평천 김정진 기자 =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이틀 앞둔 10일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당내 친윤계와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친윤계 권성동(5선·강원 강릉)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친한계에서는 친윤계가 원내 사령탑이 돼서는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4선 이상 중진 의원 회의에서는 권 의원의 원내대표 추대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는 권 의원을 비롯해 조경태·권영세·나경원·윤상현·김도읍 의원 등 약 20명이 참석했다.
권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대선 후보 당시 후보 비서실장을 지냈고,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원내대표를 맡았다.
권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에게 "중진 전부의 의견은 아니고 다수 의원이 어려운 상황에 경험이 있는 제가 원내대표가 돼 당 상황을 잘 조정하고, 의원들의 심부름꾼이 되라는 말을 해줬다"며 "아직 (출마) 결정을 못 했고, 많은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와 통화에서 "원팀이 되기 위해서는 의원들이 따를 수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며 "원내 다수인 영남 의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중진이 원내대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윤계는 여당이 주도해 윤 대통령의 조기 퇴진 절차를 진행하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정 운영을 협의해야 하는 만큼 당정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중진이 원내대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전 국감 참석한 김성원 의원
(나주= 정다움 기자 =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14일 오후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열린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4.10.14
반면, 친한계는 탄핵 정국이 윤 대통령의 위헌·위법적 비상계엄 선포에서 비롯된 만큼 권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친윤계가 원내를 이끌 경우 사태 수습 과정에서 윤 대통령을 향한 부정적 여론이 당으로 고스란히 전이돼 '역풍'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도 한 친한계 의원이 권 의원 원내대표 출마설을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훈 대표는 '권 의원 추대로 중진 회의에서 의견이 모였다'는 취재진 질문에 "중진 회의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친한계 배현진 의원도 기자들에게 "중진 선배들의 의견이고, 우리가 '중진의힘'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친한계에서는 김성원(3선·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 신성범(3선·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 등이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 의원은 중도층과 수도권 소구력이, 신 의원은 부산·경남(PK) 의원들의 지지가 강점으로 꼽힌다.
김 의원과 신 의원은 지난 4일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당시 본회의에 참석한 여당 의원 18명은 친한계로 분류된다.
계파색이 옅다고 평가받는 김도읍(4선·부산 강서), 송언석(3선·경북 김천) 의원도 자의와 무관하게 후보군에 올랐다. 다만, 두 의원 모두 원내대표 후보 출마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대표를 두고 벌어진 친윤계와 친한계의 신경전은 결국 탄핵 정국에서 당내 주도권 확보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여당 의원들의 탄핵 표결과 국정 수습 과정에서 원내대표의 뜻이 의원들의 의사결정에 주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기 대선이 실시되고, 한 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 대표직을 사퇴한다면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대선을 준비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