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한체육회장 출마 선언하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
[촬영 최송아]
최송아 기자 = 안상수 전 인천광역시장이 다음 달 예정된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안 전 시장은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체육계가 '동네북'처럼 된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체육인, 행정가, 정치인으로 체육계에 오래 관심을 가져온 사람으로서 이런 상황을 시정하는 데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체육회장 선거 출마의 뜻을 밝혔다.
서울대 체육교육과 출신의 안 전 시장은 2002∼2010년 민선 3·4기 인천시장을 지냈고, 15(인천 계양구강화군갑)·19(서구강화군을)·20대(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국회의원을 지냈다.
인천시장 시절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를 창단했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유치하는 등 체육계와도 인연이 있다.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 회장을 지냈고, 현재는 대한요가회와 동아시아체육진흥협회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안 전 시장은 최우선 공약으로 '체육인 공제회 설립'을 제시했다.
그는 "체육 지도자나 종사자, 선수들이 열악한 삶을 살고 있다. 노후도 불안정한 분야"라면서 "체육인도 교직원이나 군인처럼 공제회를 운영할 만한 여건이 돼 있다고 생각하며, 회장이 되면 제 행정 경험을 살려 빠르게 법 등을 정비해 출범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비롯해 "체육인의 삶이 개선되도록 여러 제도를 개선하겠다"면서 "정부 예산이 돌아가는 메커니즘을 잘 아는 만큼 예산도 증액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2036년 서울 올림픽 유치, 결선 투표 도입을 비롯한 대한체육회장 선거 제도 개선, 투명하고 공정한 스포츠공정위원회 운영 등도 공약으로 냈다.
안 전 시장은 "저는 정치와 행정 등에서 나름대로 족적을 남겼고, 다른 욕심이 없다. 명색이 체육교육과를 졸업한 사람으로서 체육계 난맥상을 두고 보는 게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면서 "제 경륜을 쏟아내 보겠다"고 강조했다.
"체육계 부조리를 타파하겠다"며 망치를 든 안상수 후보
[촬영 최송아]
내년 1월 14일 예정된 선거는 국민적 비판과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 속에서도 3선 도전 절차를 밟고 있는 이기흥 현 회장에 대항하는 여러 후보가 들어선 양상이다.
안 전 시장 외에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 중 안 전 시장과 강신욱 교수, 유승민 전 회장, 박창범 전 회장이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만나 단일화 논의에 나서기로 하면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안 전 시장은 "강신욱, 유승민, 박창범 후보와 개별적으로 만나 생각과 공약, 계획을 들어봤다. 단일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에서 의견이 일치했다"면서 "당선할 수 있는 후보 쪽으로 단일화가 되어야 하고, 공약과 실현 가능성 등도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물론이고 모두가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보다는, 마음을 비우고 이견을 좁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 "반드시 단일화되어야 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