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혜림 기자 = 이스라엘이 친이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1인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의 배후가 자신들임을 공식 인정했다.

23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한 행사 연설을 통해 지난 7월 말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하니예가 사망한 사건이 자국의 작전에 따른 것이었음을 시인했다.

이같은 발언은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 지원을 명분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해온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과정에서 나왔다.

카츠 장관은 "우리는 후티를 강하게 공격할 것이고 그들의 지도부를 참수할 것"이라며 "우리가 테헤란과 가자, 레바논에서 하니예와 (야히야) 신와르, (하산) 나스랄라에게 그랬듯 호데이다와 사나에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데이다와 사나는 예멘 내 후티의 근거지다.

그러면서 그는 "누구든지 이스라엘을 대적하는 자는 그 손이 잘릴 것이고, 이스라엘군의 긴 팔이 그를 공격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발언은 이스라엘이 하니예 암살을 공식 확인한 첫 메시지라고 AFP는 짚었다.

이스라엘은 통상 국외에서의 암살 등 활동에 대해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는 'NCND' 원칙을 고수한다.

따라서 이런 이례적인 확인은 최근 전황에 대한 이스라엘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가자지구 전쟁 이후 하마스에 이어 친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까지 빈사상태에 빠뜨린 가운데 친이란 성향의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까지 무너지면서 '숙적' 이란이 위기에 몰리자 더욱 적극적인 압박 기조를 취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스라엘은 앞서 헤즈볼라의 수장인 나스랄라 암살과 '10·7 이스라엘 기습' 작전을 설계한 인물이자 하니예 사망 뒤 하마스 수장에 오른 신와르 살해 사실도 확인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가자지구 휴전을 둘러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협상은 막판 신경전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의회에 출석해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 일부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그들(인질들)을 송환하기 위해 조처를 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진전이 있다는 점을 조심스럽게 말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다만 하마스 무장조직 알카삼 여단의 대변인 아부 우바이다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억류된 인질들의 운명은 일부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진격에 달려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