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옆집 보지 마"…아프간 탈레반, 주택 신축 때 창문 금지
기사 작성일 : 2024-12-30 15:00:58

한 소녀와 길을 걷는 아프간 여성들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델리= 유창엽 특파원 = 교육 제한 등으로 여성 권리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가 이번에는 주택 신축 시 이웃집 뜰 등을 볼 수 있는 창문을 내지 말라는 칙령을 내렸다고 AFP통신 등이 30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정부 대변인은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 탈레반 최고 지도자의 이 같은 칙령 내용을 지난 28일 밤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렸다.

이에 따르면 칙령은 소급 적용돼 기존 주택의 경우 창문이 나 있으면 주인은 벽을 세우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 행정당국은 칙령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감시해야 한다.

탈레반 측은 이번 칙령이 주민들의 사생활을 보장하고 여성들을 잠재적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아프간 탈레반은 2021년 8월 미군 철수 후 재집권한 뒤 샤리아(이슬람 율법) 이행이라며 여학생의 중학교 진학을 금지하는 등 여성 권리를 침해하는 일련의 조치를 취해왔다.

이에 따라 현재 아프간 여성들은 공공장소에서 노래하거나 시를 낭독할 수도 없다. 여성들은 집 밖에서는 신체뿐만 아니라 목소리까지 '가리도록' 요구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은 최근 상급학교 진학을 금지당한 여학생들에게 사실상 유일한 교육시설로 기능해온 보건학원마저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창문 금지' 조치 역시 여성 권리를 제한하는 정책 수단으로 풀이된다고 독립적 위성TV 매체인 '아무(Amu)TV'는 전했다.

유엔은 탈레반 측 조치들을 '젠더 아파르트헤이트'(극단적 여성 차별정책)라고 비판한다.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만큼 국제사회가 이를 인정해달라는 입장이지만 여성 권리 제한 등으로 어느 국가로부터도 공식적인 '정부 인정'을 받지 못한 상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