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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까지 최소 열흘…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유가족들 [제주항공 참사]
기사 작성일 : 2024-12-30 17:01:20

슬픔에 잠긴 유가족


(무안= 이진욱 기자 = 30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공항 참사 피해자 유가족이 슬픔에 잠겨 있다. 2024.12.30 [공동취재]

(광주= 나보배 김혜인 기자 = "부모를 두고 어디 갈 수 있겠나요."

제주항공 참사 이틀째인 30일 오후 무안공항 청사 1층과 2층에는 유가족들을 위한 임시 텐트(쉘터)가 200여개 마련됐다.

각자 쉘터 앞에는 앞으로 끼니를 때울 도시락, 빵 등 식량이 쌓여있었다.

유가족들은 남은 날을 대비해 곳곳에서 김밥과 라면을 챙겨오기도 했다.

경황도 없이 집을 나선 탓에 공항 청사 구석구석 충전기에는 휴대전화가 잔뜩 꽂혀있었다.

"당분간 집에 가지 못할 것 같다"는 연락을 주고받는 소리도 들렸다.

유가족은 마냥 길어지는 수습 절차에 답답함이 치밀어올랐다.

한 유가족은 "시신 훼손이 심하다 보니, 이걸 어디까지 수습해서 맞춘 뒤에 인도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그것조차 아직 협의가 되지 않은 것 같다"며 "대체 뭐가 이렇게 더디고 해결이 안 되느냐. 언제까지 이곳에 있어야 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음식과 생필품 쌓인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쉘터


(광주= 김혜인 기자 = 제주항공 참사 발생 이틀째인 30일 무안공항 청사 2층에 마련된 유가족 쉘터 앞에 음식과 생필품이 쌓여있다. 2024.12.30

생업을 제쳐두고 온 터라 마음은 초조했지만 직계 가족이라도 남아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70대 박모 씨는 "빨라야 열흘이지, 더 늦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열흘이 누군가에게 짧겠지만 우리에게는 한없이 길 것이다"며 "처제가 비행기를 탔다가 변을 당했는데 일단 가족만 남고 수시로 친인척들이 들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날 참사 희생자 179명의 시신이 수습했다고 발표했으나 온전치 못한 시신에 대한 DNA 검사에 열흘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시신이 일부 온전하지 않더라도 넘겨받아 장례를 치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날 발생한 참사로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14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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