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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옛 중립국' 스웨덴…해저케이블 훼손에 나토 대응 촉구
기사 작성일 : 2024-12-30 20:00:58

핀란드 발트해 해역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 정빛나 특파원 = 최근 발트해 해저케이블의 잇단 훼손과 관련, 스웨덴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차원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간) 유로뉴스에 따르면 스웨덴 야당인 중도좌파 사회민주노동자당은 자국 정부에 나토 4조를 발동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마리아 말메르 스테네르가드 스웨덴 외무장관은 현지 STV방송에서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4조는 '동맹국은 영토 보존, 정치적 독립 또는 안보가 위협받을 때마다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회원국 중 한 국가가 공격받을 경우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다른 회원국이 자동 개입해 공동 방어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5조와는 구별된다.

스웨덴에서 나토 차원 대응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 건 나토 가입 이후 180도 달라진 스웨덴의 기조를 반영한다.

스웨덴은 1814년 마지막으로 전쟁을 치른 이후 200년 넘도록 비동맹 중립 노선을 유지했으나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그해 5월 나토에 가입 신청서를 냈다. 이후 올해 3월 32번째 회원국이 됐다.

합류 9개월 남짓 된 '신생 회원국'임에도 나토 조항이 거론될 정도로 안보 불안감이 고조됐다는 방증이다.

발트해에서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전력·통신 케이블, 가스관이 잇달아 훼손되거나 가동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해 사보타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졌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5일 핀란드∼에스토니아 해저 전력케이블이 훼손된 데 이어 이 해역을 지나는 통신케이블 손상도 확인됐다.

핀란드 당국은 전력케이블 손상에 연루된 뉴질랜드 쿡 제도 선적 유조선 이글S호를 억류하고 조사 중이다. 사보타주(파괴공작)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글S호가 러시아의 제재를 우회해 러시아산 석유를 실어 나르는 이른바 '그림자 함대' 소속이라고 규정하고 추가 제재를 예고했다.

나토는 러시아와 긴장 고조를 우려해 일단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나토는 발트해 해저케이블 사건에 대해 일단은 '잠재적 사보타주와 관련한 보도'라고만 언급한 채 수위를 조절했다. 그러면서도 발트해에서 군대 주둔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나토는 내달 15∼16일로 예정된 새해 첫 군 수뇌부 회의인 국방총장회의에서 회원국들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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