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aily

[제주항공 참사] "우울한 연말"…예약 줄취소에 꽁꽁 언 상권
기사 작성일 : 2024-12-31 08:00:32

종각 젊음의 거리


[촬영 한지은]

한지은 기자 = "오늘만 해도 세 팀이 예약을 취소했어요. 우울한 연말이네요."

2024년의 끝자락인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 영업을 준비하던 횟집 점주 A(40)씨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연말 모임이 줄줄이 취소된 데 이어 지난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까지 발생하면서 골목상권이 꽁꽁 얼어붙었다.

정부가 다음 달 4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면서 기업 송년회가 미뤄지는 등 크고 작은 모임이 취소되는 분위기다.

계엄의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연말 모임과 회식이 조금씩 재개되는 듯해 '연말 특수'를 조심스레 기대했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허탈한 표정이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B(59)씨는 "31일 단체 예약이 두 팀 취소돼 소규모 고객으로 테이블을 채워야 하는 상황"이라며 "참사 영향이라고 생각하면 안타까워 '힘들다'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털어놨다.

B씨의 매장 텔레비전에서는 참사 관련 뉴스가 연이어 나오고 있었다. 메뉴 주문 후 텔레비전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20대 여성 2명은 "너무 슬픈 일"이라며 대화를 이어갔다.

인근에서 일식 주점을 운영하는 C(37)씨는 "고객도 많이 줄었고 전체적으로 거리에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며 "연말 느낌이 나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퇴근 시간이 지나면서 젊음의 거리는 그나마 조금씩 활기를 띠었지만, 참사의 그림자는 곳곳에 드리워진 느낌이었다.

퇴근 후 동료 2명과 식당을 찾던 직장인 D(28)씨는 기자가 참사에 관해 말을 꺼내자 "자기 전까지 관련 뉴스와 영상을 계속 찾아봤다"며 "분향소가 차려지면 조문하려고 한다"고 했다.

카페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애도하는 글과 이미지를 올렸다"며 "아무리 연말이지만 사회 분위기가 좋지 않은 만큼 일상을 공유할 때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