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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자 명단 있는데…신원확인 왜 늦어지나 [제주항공 참사]
기사 작성일 : 2024-12-31 12:00:36

수색작업 나선 특전사들


(무안= 이진욱 기자 = 31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군 특전사들이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2024.12.31

(광주= 정회성 기자 = 179명이 희생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 사흘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시신을 인도받지 못한 유가족의 기다림이 하염없이 이어지고 있다.

탑승자 명단이 존재하는 항공기 사고이고, 공간이 공항 활주로로 국한됐는데도 희생자 수습이 지체되는 지금의 상황은 이번 사고가 참혹하기 때문이다.

31일 국토교통부와 소방청, 전남경찰청 등 수습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고기에 탑승한 전체 181명의 생사를 확인하는 절차는 참사 발생 당일 약 11시간 만에 완료됐다.

탑승자 가운데 생존자는 객실승무원 2명에 불과했고, 승객 175명 전원과 조종사 및 다른 객실승무원 등 4명은 현장에서 사망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사망자들의 신원 확인은 시신을 들것으로 공항 내 임시 영안소로 운구하는 절차에서부터 시작된다.

수습 당국은 이 과정에서 온전한 사람의 형태로 수습한 희생자가 5명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사망자 174명은 신체 주요 부위에서 확보한 지문과 DNA를 대조해 시신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찾고 있다.

당국이 지칭하는 수습 절차란 희생자별 신체 부위를 모두 수습해 최대한 온전한 형태로 갖추는 과정까지를 뜻한다.

경우에 따라 DNA 대조가 필요한 신체 부위가 희생자 1명당 수십 차례까지 필요할 수도 있다.

최대 가용 장비와 인력을 동원했다고는 하나, DNA 확인에 여러 시일이 소요되는 까닭이다.

사망자 유족이 시신을 인도받아 각각 장례를 치르려면 수사기관으로부터 검시 필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검시 필증은 통상적으로 일련의 수습 절차가 완료됐을 때 발급된다.

당국은 수습 초기 이러한 과정에 열흘가량이 소요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내주 월요일 정도로 기한을 단축해보겠다고 약속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오전 유가족 대상 브리핑에서 "가족들이 원하신다면 28명의 시신은 오늘 바로 모시고 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박 장관은 "시신을 더 온전히 수습하고 싶으면 기다리는 쪽을 선택하셔도 된다"는 단서를 덧붙였는데 이는 신체 전체의 수습이 종료되지 않았어도 주요 부위만으로 검시 필증을 발급해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유가족이 조기에 시신을 인도받은 이후 신원을 규명한 신체 부위의 수습 방안에 대해서는 "남아있는 편들만 따로 모아서 합동으로 장례를 치를까 하는 생각도 있다"고 박 장관은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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