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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쇼크에 '달러 코스피' 2년전으로…外人 저가매수 기대해볼까
기사 작성일 : 2025-01-01 07:00:16

환율 종가 1,472.5원…연말 기준 외환위기 후 27년 만에 최고


임헌정 기자 = 올해 원/달러 환율 연말 주간 거래 종가가 외환위기였던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5.0원 오른 1,472.5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2024.12.30

곽윤아 기자 = 고공행진 하는 원/달러 환율에 달러 환산 코스피가 2년여 전 수준으로 떨어지자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 유입이 머지않았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오를 공산이 크고, 이에 달러 환산 코스피가 더 떨어질 수 있어 아직 저가 매수를 기대하기 이르다는 우려도 있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달러 환산 코스피 지수는 787.8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0월 31일(782.15) 이후 최저치다.

달러 환산 코스피는 지난해 7월 11일 1,009.97을 정점으로 내리막에 접어든 뒤 지난달 말 800선을 내줬다.

특히 지난달은 7.55% 떨어져 지난해 월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2.29% 하락한 원화 표시 코스피와 비교해 낙폭 차이가 크다.

달러 환산 코스피는 원/달러 환율을 반영한 코스피 가격을 나타낸 것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참고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 원화로 표시된 코스피보다 빠르게 떨어진다.

비상계엄 사태로 국내 정세가 급격히 불안정해지자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은 평균 1,398.75원을 기록,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1,418.3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지난달은 1,401원으로 출발해 한 달사이 1,472.5원까지 치솟으며 달러 환산 코스피의 급락세를 이끌었다.

달러 환산 코스피의 가파른 하락을 둘러싼 해석과 전망은 엇갈린다.

먼저 외국인에게 코스피 하락률이 더 두드러져 보이게 해 증시 체력에 대한 의구심을 키울 수 있다. 이는 한국 증시에 대한 비관론을 더욱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

반면 다른 시각에서 보면 외국인에게 코스피의 저평가 매력이 한층 강하게 부각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는 달러 환산 코스피의 하락이 통상 외국인 저가 매수세 유입의 시그널로 읽히는 이유다.

실제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둔화하고 있는 점은 이런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36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 8월 이후 5개월째 매도 우위이지만, 9월(7조9천72억원) 이후 순매도 규모는 줄고 있다.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이 지난달 1조6천280억원 순매수해 3개월 만에 매수 우위로 전환한 것 역시 긍정적인 신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코스피 수준에 대해 "선반영된 정치 불안, 반도체 실적 우려 등 대부분의 불안 요인이 현실화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딥밸류(초저점 구간)"라고 평가하며 "2,440~2,450대에서 지지력을 테스트한 이후 반등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내년에도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외국인의 저가 매수를 기대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주요 글로벌 IB들의 내년 1분기 말 원/달러 환율 전망치 중간값은 1,435원이고 2분기와 3분기는 각각 1,440원과 1,445원으로 조사됐다.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국 불안 장기화 우려에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시 원화 약세가 한층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달러 강세 압력이 커진 상태여서 환율 부담은 더욱 가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 펀더멘탈 약화는 결국 원/달러 환율에도 부담을 줄 것"이라며 "외환 건전성은 양호하지만, 정국 불안 장기화 리스크로 인한 성장 둔화 및 국가신인도 하락 우려 등은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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