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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생각에 눈물이" 새해 첫날 여객기 참사 광주 분향소 추모
기사 작성일 : 2025-01-01 11:01:12

검은 옷 입고 분향소 찾은 추모객


(광주= 정다움 기자 =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추모하고 있다. 2025.1.1

(광주= 정다움 기자 = "연말·연초를 슬픔 속에 지낼 유가족 생각만 하면 눈물이…."

을사년 첫날을 비출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 1일 오전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합동분향소.

참사 다음날부터 사흘째 운영 중인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벽두부터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희생자들의 눈물겨운 사연을 접한 이들은 분향소를 재차 찾아 눈물을 훔쳤고, 안타까운 마음에 고개를 떨궜다.

생전 희생자들과 연을 맺지 않았어도 추모객들은 누군가의 부모이자 자녀, 친구, 직장 동료였을 희생자들에게 헌화·분향하는 것으로 추모했다.

추모 단상 위 겹겹이 쌓인 수백여송이 국화 중 빛을 잃어가는 일부를 새 국화로 갈아꼈고, 검은색 종이로 포장한 국화 다발을 가지런히 두기도 했다.

허망한 마음은 추모객들이 남긴 방명록에도 고스란히 남았는데, 8살 아이는 '하늘나라 가서 행복하세요'라고 적었다.

전북 순창에서 딸과 온 최수진(58) 씨는 "1월 1일을 기념하는 해돋이 대신 합동분향소에서 고인을 기렸다"며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이 내 자식이나 지인만 같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179명의 희생자 중 지인이 있다는 한 추모객은 치밀어오르는 슬픔을 주체하지 못한 듯 한동안 분향소를 떠나지 못했다. 희생자보다 어리지만, 다루는 악기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살갑게 지냈고,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추모객은 "아직도 지인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유가족에게는 더 추운 연말·연초일 것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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