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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분투 신년특집] ② 아프리카 미래를 바꾸는 디지털 혁신
기사 작성일 : 2025-01-02 08:00:58

케냐의 휴대전화 금융 서비스 엠페사(M-Pesa)


[EPA= 자료사진]

노재현 기자 = '휴대전화 간편결제부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까지.'

가장 가난한 대륙으로 일컬어지는 아프리카에서도 정보통신기술(ICT) 바람이 거세다.

ICT 수준이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지만 몇몇 국가를 중심으로 디지털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케냐는 동아프리카의 선두 주자다.

2013년부터 수도 나이로비 외곽에 건설 중인 '콘자 기술도시'를 미국 실리콘밸리에 빗대 '실리콘 사바나'로 명명하며 ICT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핀테크 서비스 엠페사(M-Pesa)는 ICT의 잠재력을 이미 보여줬다.

케냐 통신사 사피리콤과 영국 보다폰은 2007년 휴대전화 번호만으로 송금, 결제 등 다양한 금융 기능을 갖춘 엠페사를 출시했다.

엠페사 덕분에 케냐인들은 대부분 택시를 잡거나 길거리에서 물건을 살 때 휴대전화로 쉽게 해결한다.

케냐에서는 은행 지점과 ATM이 부족하고 은행 계좌를 가진 사람이 적었는데 열악한 금융 인프라가 오히려 혁신의 배경이 됐다.

엠페사는 탄자니아, 우간다 등 다른 동아프리카 국가로 확산했고 인도, 파키스탄 등 국가에서도 비슷한 모델이 도입됐다.

아프리카의 핀테크 서비스가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 드문 사례다.

인구가 2억명이 넘는 서아프리카 경제 대국 나이지리아에서는 스타트업 열기가 뜨겁다.

리서치 전문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나이지리아의 스타트업 수는 약 3천360개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다.

특히 2016년 설립된 스타트업 플러터웨이브는 아프리카 30여개국에 간편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며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아프리카 중부 르완다도 ICT 강국이다.

르완다는 아프리카에서 드물게 4G LTE 네트워크가 전국적으로 확대됐고 수도 키갈리 등에서 디지털 서비스에 기반한 '스마트 도시' 조성 작업이 한창이다.

또 아프리카에서 가장 산업이 발달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핀테크, 헬스케어 등 ICT 산업이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나아가 일부 국가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AI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스타트업 아와리가 정부와 함께 AI를 활용한 거대언어모델(LLM)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프리카 북부 이집트는 2021년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출범한 뒤 정부 차원에서 AI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


AI


[로이터= 자료사진]

글로벌 빅테크의 투자도 주목된다.

구글은 2018년 서아프리카 가나에 대륙 최초의 AI 연구소를 연 데 이어 2022년 동아프리카 케냐에 AI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2020년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데이터센터를 오픈했다.

세계가 주시하는 아프리카 ICT 산업의 최대 강점은 바로 젊은이들이다.

아프리카는 전체 인구 약 14억명의 60%가 25세 이하일 정도로 젊은층 비율이 높은데 이들은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기가 유리하다.

인터넷 접근성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 비율은 2019년 25%에서 2024년 38%로 5년 사이 13% 포인트 높아졌다.

스태티스타 통계를 보면 현재 인터넷 이용률이 60% 이상인 아프리카 국가는 모로코, 튀니지, 보츠와나를 비롯해 20개가 넘는다.

2010년대 초반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기반으로 모바일혁명이 시작되면서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인구가 대폭 늘었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의 인터넷 산업은 PC를 사실상 건너뛰고 모바일로 직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4년 11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ICT 엑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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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국가들은 자원이나 외국 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는데 이제 ICT를 통한 경제 성장에 점점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빠른 정보 확산은 생산성 향상, 상품과 서비스의 수요 증가, 일자리 창출 등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종현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책임은 "케냐, 나이지리아 등 일부 아프리카 국가는 ICT를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보고 디지털 분야에서 주요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청년층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ICT의 영향력은 경제에 그치지 않는다.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수준을 끌어올려 장기적으로 사회 체질을 바꾸고 민주주의 확산 등 정치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ICT 강국 한국도 아프리카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행구 전 나이지리아 라고스 총영사는 "엠페사는 아프리카에서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둔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한국 기업들이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할 때 금융 서비스, 디지털 농업 설루션 등 현지 맞춤형 기술과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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