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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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우 기자 =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3년 연속 상승할까.
S&P 500 지수는 2023년 24.2% 오른 데 이어 지난해에도 AI(인공지능) 붐에 힘입어 23.3% 상승했다. 2년간 무려 53% 올랐다. 인터넷 붐이 일었던 1997~1998년(66% 상승)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2일 블룸버그 통신은 월가의 전망을 취합한 결과 "월가는 대형 기술주가 주도하는 주식 랠리가 확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는 비록 최근의 수익률에는 못 미치더라도 (의견을 낸) 대부분이 선호하는 시장인 미국 중소형주의 상승을 의미한다"고 요약했다.
또 "저렴해 보이는 해외 주식도 저가 매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 애셋 매니지먼트는 "금리인하 주기와 탄력적인 경제 성장을 배경으로 내년 주식시장의 수익 구조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부 분야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분산 투자의 동기가 된다. 미국 시장, 글로벌 시장, 시가총액 규모 전반에 걸쳐 장기적 관점에서 저평가 기회를 보고 있다"고 판단했다.
JP모건 애셋 매니지먼트는 "미국 대형 기술주는 여전히 높은 이익 성장이 지속되는 한편 미국 시장의 다른 영역에서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러한 확산은 탄력적인 경제 펀더멘털과 정책 뒷받침, 그리고 시장의 경향과 함께 내년에는 보다 포괄적인 랠리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랭클린 템플턴은 "주식 수익률은 배당금을 포함해 한 자릿수 초반의 장기 평균에 근접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높은 현재 밸류에이션과 역사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고려할 때 지난 2년간의 두 자릿수 수익률 기록은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다"고 봤다.
그러면서 "경제 성장, 기업 이익, 밸류에이션이 글로벌 주식시장 전반에서 긍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보이며 미국 시장이 다시 한번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내년 글로벌 주식시장의 주도권은 대형 기술주에서 나온다기 보다는 다른 섹터로의 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블랙록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는 "견조한 경제 성장, 광범위한 기업 이익 증가, 질적 성장이 다른 지역 대비 미국 주식에 대한 확신과 비중 확대를 뒷받침한다"며 "대형 기술주는 견조한 실적에 힘입어 밸류에이션이 높은 반면, 다른 섹터는 밸류에이션이 낮게 평가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피델리티는 "AI와 기술에 대한 열기에 소외된 종목들을 살펴보기를 권한다"며 "미국 중형주, 테마주 투자자에겐 미래 금융주, 인컴 투자자에겐 미국 이외 지역 장기채 및 단기 하이일드 채권, 하락에 민감한 투자자에겐 절대 수익 전략의 가치를 강조한다"고 조언했다.
JP모건은 "금리 추가 인하가 S&P 500 지수 종목들과 기업 규모 전반에 걸쳐 이익 회복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내년 핵심 테마는 동일하지 않은 지역 경기 흐름과 중앙은행 정책, 미국 새 행정부의 정책, 기업 이익 성장세 확산, 모멘텀 매매 등으로 인한 종목, 스타일, 섹터, 테마 간 높은 분산"이라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밸류에이션 하락과 경기친화적 배경을 고려할 때 신흥국 주식은 채권 수익률을 웃돌 것 같다. 중국의 경우 정책적 지원 여지가 더 크다"면서도 "그러나 신흥국 주식은 미국 주식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월가 금융기관 26곳이 예상한 올해 S&P 500 지수는 평균 6,508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작년 연말보다 10% 높은 수준이다.
평균 수준인 6,500선을 제시한 곳은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JP모건·씨티그룹 등이다.
가장 높은 7,100을 전망한 오펜하이머의 존 스톨츠푸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AI가 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러 섹터의 핵심 분야에서 효율성 증가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웰스파고(7,007)와 도이체방크·야데니리서치(각각 7,000)도 S&P 500 지수 7,000선을 예상했다
반면 하락을 전망한 곳은 스티펠(5,500)과 BCA리서치(4,450) 2곳에 그쳤다.
스티펠은 미국의 성장 둔화와 여전한 인플레이션 등을 근거로 S&P 500 지수가 상반기에 고점을 찍고 하반기에 10∼15% 하락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스티펠은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하반기에 1.5%로 내려가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시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연준 목표치 2%를 웃돌 것으로 보면서 "경기 방어 섹터를 선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