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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코앞…월가 "광범위한 무역전쟁 위험 저평가된 듯"
기사 작성일 : 2025-01-02 17:01: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황정우 기자 = "인공지능(AI) 거품 붕괴와 방만한 정부에 대한 국채 투자자들의 인내심 상실이 월가의 최대 걱정거리 중 하나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트럼프가 예상보다 강경하게 관세를 부과해 보복을 촉발하고 세계 경제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1일(현지시간) 올해 주식시장의 주요 이슈에 관한 월가의 시각을 전하면서 리스크 요인인 '무역전쟁 Ⅱ'에 관해 이같이 요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10~20%, 중국 수입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고, 당선 이후에는 취임 당일 중국에 10%의 관세를 더 매기고 멕시코와 캐나다엔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광범위한 무역전쟁의 위험이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이 이에 더 많은 비중을 두게 된다면 달러 상승 여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미국 이외 주식, 궁극적으로는 미국 주식에 하락 압력을 가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례적으로 높은 미국 주식 밸류에이션은 경기 약세에 대한 반응을 증폭시키고 장기 기대 수익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HSBC 애셋 매니지먼트는 "투자 관점에서 보면 변동성과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장은 감세와 규제 완화가 기업 이익에 미칠 가정에 초점을 맞추면서 낙관적 전망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높은 금리가 더 오래(higher for longer)' 지속되는 시나리오와 세계 무역 감소 시나리오는 현재 시장 밸류에이션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JP모건 웰스 매니지먼트는 "관세 정책은 아마도 세계 경제 성장에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며 "모든 수입품에 대한 전면적 관세 부과는 아니겠지만 특정 상품이나 상대국에 대한 부과 가능성은 높다. 상대국의 보복은 세계 무역에 대한 충격을 더 악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핌코는 "미국 경제는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소프트 랜딩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무역, 재정 정책, 인플레이션, 경제 성장과 같은 위험 요인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뱅가드 역시 "우리가 지금 1990년대 중반과 같은 밸류에이션을 뒷받침하는 생산성 호황의 한복판에 있을 가능성, 1999년과 더 유사할 가능성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며 "후자의 경우에는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 현재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의 취약성이 드러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투자자들은 예기치 않은 '테일 리스크'(tail risk)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테일 리스크는 발생 확률은 낮지만 발생하면 손실이 매우 큰 위험을 뜻한다.

홍콩 통화 페그제 종료, 유로존 해체 또는 유럽연합(EU)의 중국으로의 피봇 전환을 유도하는 '미국 우선' 정책들, 미국 경제의 급격한 위축을 초래할 트럼프 관세,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을 강요하는 2차 인플레이션, AI 거품 등을 테일 리스크로 들었다.

그러면서 "7개 대형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 7' 버블이 가장 확실한 '꼬리'라고 생각한다"며 "매그니피센트 7 버블에선 가상화폐와 중국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가장 좋은 플레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씨티그룹은 "모든 경제와 자산에서 더 심각한 무역전쟁 시나리오가 가장 확실한 리스크"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관세는 부과될 것…일각선 협상 도구라는 시각"

블룸버그는 트럼프 관세와 관련해선 새로운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일부는 트럼프의 강경 발언을 협상 전술로 여기면서 실제 무역 장벽은 고도로 표적화되고 덜 공격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제퍼리스는 "현재 트럼프 재정 확대와 관세 영향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과장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관세에 대해 트럼프의 협상 수단으로 보고 있으며, 우려하는 것만큼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봤다.

맥쿼리는 "이번에는 관세가 더 빨리 시행될 가능성이 높고, 중국 등에 부과되는 새로운 관세의 수준은 시간이 지나면서 높아질 것"이라며 "이로 인해 하반기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약간의 영향이 있을 것이며, 내년까지 역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찰스 슈왑은 "과거 사례를 보면 극단적인 관세 위협은 중국 및 다른 국가와의 합의를 끌어내는 협상 수단일 뿐"이라며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다국적 기업의 매출과 운영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적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또 월가가 "(미국)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가운데 백악관이 미국 경제 활동을 촉진할 친기업, 규제 완화 정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하면서 "유럽 경제 회복에 대한 확신은 낮고 중국은 성장 둔화를 관리하는 데 애를 먹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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