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더블 성지훈과 김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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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설하은 기자 = "저요? (성)지훈이만 믿고 있어요. 하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해 컬링 열풍을 일으켰던 '팀킴' 강릉시청(스킵 김은정, 서드 김경애, 세컨드 김초희, 리드 김선영)의 일원으로, 이번에는 남녀 2인조 혼성 경기인 믹스더블로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 나서는 김경애가 파트너 성지훈(강원도청)에게 크게 의지하고 있다며 그에게 꼭 금메달을 걸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경애는 9일 와 인터뷰에서 "지난번엔 4인조 은메달을 땄다면 이번엔 금메달을 따고 싶다"며 "지훈이가 병역 문제를 꼭 해결하게 해주고 싶다"고 눈빛을 빛냈다.
김경애는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팀킴'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8년 만에 다시 참가하는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메달 색을 바꾸겠다는 각오다.
김경애와 성지훈은 약 8년 전 경북체육회 시절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각각 강릉시청, 강원도청에 새 둥지를 튼 뒤 성지훈의 제안으로 믹스더블 조를 이뤘다.
컬링 김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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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훈은 "카리스마도 넘치고, 경기 중엔 단호한 결정과 마무리를 잘하는 경애 누나에게 먼저 같이 믹스더블을 하자고 얘기했다"며 "모든 부분에서 잘하고 뛰어나다. 퍼포먼스, 경험, 마인드 컨트롤도 잘하기 때문에 배울 점도 많다"고 치켜세웠다.
김경애는 "지훈이의 플레이도, 성격도 잘 알기 때문에 지훈이가 같이 조를 짜자고 했을 때 선뜻 받아들였다"고 화답했다.
컬링에서는 김경애가 선배지만, 믹스더블로 한정하면 성지훈이 선배다.
김경애는 "지훈이는 예전에 믹스더블 국가대표도 했던 친구다. 확실히 4인조와 믹스더블은 룰도,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다른 만큼 내가 배우는 입장"이라며 "지훈이의 말을 거의 100% 신뢰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웨이트(세기)나 라인을 항상 먼저 얘기해준다"며 "또 내 생각이 틀렸다고 말하기보다는 내가 편안하게 할 수 있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다"고 전했다.
컬링 성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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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애가 생각하는 믹스더블 조의 현재 완성도는 60∼70%다.
이달 캐나다 투어 대회와 전지훈련 등을 거치면서 작전을 좀 더 가다듬을 생각이다.
성지훈은 두 사람의 준비 정도가 85% 이상이라며 좀 더 높게 봤다.
성지훈은 "국제대회는 한 번 나가 3위를 했는데, 믹스더블 전문 선수들이 나온 무대에서 경기력 등이 나쁘지 않아 만족했다"며 "아이스마다 웨이트 감각을 빨리 익혀야 하는데, 나머지 15%는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컬링은 팀워크의 스포츠라고들 한다.
특히 믹스더블은 2명이 경기를 풀어가야 하는 만큼 두 사람 간 호흡과 긴밀한 소통이 열쇠다.
김경애-성지훈 조가 내놓을 가장 자신 있는 부분도 팀워크다.
둘은 워낙 막역한 사이다.
김경애는 "정말 친하다 보니, 지훈이가 내 신혼집에 놀러 오기도 한다. 남편이랑 셋이 모두 친해서 다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가기도 하고, 같이 놀러 다니기도 한다"며 "남편도 지훈이랑 믹스더블 조를 하게 돼 정말 좋다고 한다"고 전했다.
'팀킴' 4인조만 해오던 김경애는 믹스더블의 매력에 대해 "스톤을 5개만 던지기 때문에 경기가 빠르게 진행되고, 변수가 많기 때문에 2∼3점 차가 나도 언제든 승부가 뒤집힐 수 있다는 점에서 관중 입장에서는 훨씬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위핑하는 성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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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체력 부담도 훨씬 덜하다고 한다.
김경애는 "일단 남자가 여자보다 스위핑이 훨씬 좋기 때문에 내가 스위핑을 할 일이 거의 없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스위핑하겠다고 해도 지훈이가 괜찮다고 한다"는 김경애는 "2∼4번 스톤에서 지훈이가 해결해주는 샷이 많고, 나는 1, 5번에서 던지기를 잘해야 한다"고 자기 역할을 설명했다.
성지훈 역시 "믹스더블은 남자가 커버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확실히 체력적으로는 (4인조보다) 믹스더블이 힘들다"고 웃음 지었다.
그러면서 "경애 누나가 세팅한 1번 스톤을 기준으로 경기를 운영하고 중간에서 내가 연결한 뒤, 5번에서 다시 경애 누나가 마무리하게 된다"며 금빛 스위핑 계획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