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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해외투자도 단행하나…2022년 이후 美에 26조 투자
기사 작성일 : 2025-01-09 11:00:16

김보경 기자 = 현대차그룹이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이러한 투자방침이 해외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의 해외 투자는 곧 출범할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응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판매에서 미국 비중이 4분의 1에 달하는 현대차그룹은 2022년 이후 현재까지 180억달러에 육박하는 대미(對美) 투자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예고한 보편 관세 등으로 타격이 클 수밖에 없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밖에도 현대차그룹은 신규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 동남아, 중동 등에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HMGMA 시공식 당시


[ 자료사진]

◇ 트럼프 대응 위해 조만간 해외투자 발표…2022년 이후 미국에 26조원 투자

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날 올해 연간 역대 최대 금액인 24조3천억원을 국내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해외투자 계획도 조만간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해외 투자는 수입품에 대해 10∼20% 수준의 관세 부과를 예고한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응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모든 국가 수입품에 10% 내지 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최근에는 관세 대상이 일부 품목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미국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현대차그룹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 정책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전기차에 세액공제를 지급하는 제도) 유지 여부와 함께 큰 변화가 예고된 상태다.

여기에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공장 설립으로 미국 현지 일자리를 창출하는 글로벌 기업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현대차그룹의 대미 추가 투자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22년 이후 현대차그룹의 대미 총투자액은 178억5천만달러(26조원)에 이른다.

항목별로는 ▲ 전기차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및 배터리 합작공장 2곳 투자액 126억달러(18조4천억원) ▲ 로보틱스·자율주행·미래항공모빌리티(AAM)·인공지능(AI) 등 미래투자 50억달러(7조원), ▲ HMGMA 동반 진출 협력업체 투자 2억5천만달러(3천600억원) 등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22년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당시 총 105억달러(15조원)의 대미 투자 계획을 공개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규모의 추가 투자가 발표될 것이라는 예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미국 현지 제철소 건립이라는 계열사 현대제철의 투자 계획(약 10조원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2022년 이후 현대차그룹의 대미 투자는 총 36조원에 이르게 된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 자료사진]

◇ 현지생산비중 70%로 올려…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 예정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응을 위해 직접 투자 외에도 현지 전기차공장의 생산능력(캐파)을 확대해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차의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가 된 호세 무뇨스 사장은 지난 6일 열린 그룹 신년회에서 "미국 시장에서 HMGMA를 최대한 활용할 준비가 됐다"며 "향후 몇 년간 이 공장에서 연간 최대 50만대의 차량을 생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애초 전기차 공장으로 예정됐던 HMGMA는 올해 하반기까지 하이브리드차 혼류 생산체제를 갖춰 연간 생산(연산) 규모를 기존 30만대에서 50만대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여기에 현대차 앨라배마공장(33만대)과 기아 조지아공장(35만대)의 연간 생산량까지 합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생산량은 총 118만대로 늘어난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량은 170만8천293대인 것을 고려하면 70%에 해당하는 규모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축소 및 폐지를 예고하고 있지만 미국 전기차 보조금 수령에 따라 확보한 추가 현금도 현지에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LS증권은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이 IRA에 따른 보조금 수령액을 올해 6억7천만달러(1조원), 내년 13억5천만달러(1조9천800억원), 내후년 20억2천만달러(2조9천600억원)로 내다봤다.

또 여기에다 그룹의 로보틱스 전문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계획대로 올해 상반기 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현지 투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기아 조지아 공장


[ 자료사진]

◇ 미국 외 인도·동남아·중동 등 투자 박차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 외에도 인도, 동남아, 중동 등 신규 시장 투자도 가속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 투자는 현지 공장설립과 연구개발(R&D)에 집중된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 인도 첸나이 공장이 있는 타밀나두주(州)와 협약을 체결해 2032년까지 10년간 2천억루피(3조2천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도 내 전기차 생태계 조성, 생산설비 현대화 등에 활용하기 위한 재원이다.

최근 GM으로부터 인수한 푸네공장에는 600억루피(1조원)를 투자해 현대차그룹의 인도 전체 생산 규모를 11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현지 기업공개(IPO)도 성공한 만큼 그룹의 인도 투자 규모는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식 참여한 정의선 회장


[ 자료사진]

현대차그룹은 동남아 시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22년 인도네시아에 연산 15만대의 규모의 현지 공장을 설립했는데 2030년까지 총투자액은 15억5천만달러(2조3천억원)에 달한다.

또 2023년 문을 연 싱가포르 현대차그룹 글로벌혁신센터(HMGICS)에도 4억싱가포르달러(4천300억원)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 10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함께 현지에 반제품조립(CKD) 공장을 건설해 5억달러(7천300억원) 이상을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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