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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 교육계' AI교과서 두고 교사도 교육감도 의견 분분(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1-17 19:00:29

AI디지털교과서 검증 청문회 진행되는 국회 교육위


김주형 기자 = 17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AI디지털교과서 검증 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5.1.17

고은지 기자 = 학교 현장 도입을 두고 논란 중인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의 효과를 두고 현장 교사들도 교육감들도 엇갈린 목소리를 냈다.

17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AI교과서 검증 청문회에서 교사크리에이터협회 이사인 조재범 경기 용인 풍덕초 교사는 현재 AI교과서를 둘러싸고 나오는 우려와 관련해 "식당에서 아직 개발되지 않은 메뉴를 사진만 가지고 별점을 주는 상황"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AI교과서가 학교 현장에서 사용되지 않은 상황에서 평가를 내리는 것은 조금 성급하다"며 "디지털 과잉이나 중독, 문해력 저하 등을 지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해의 부족에서 오는 오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교사는 "웹 전시본이 나오고 연수를 해보니 교사들의 반응이 그 전에 비해서 많이 좋아졌다"며 "현장에 더 많이 보급되고 교사들이 더 많이 활용한다며 학습 효율성과 효과가 증명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AI교과서는 생성형 AI보다는 반응형 AI에 가깝다"며 "개별 맞춤형 수업이 가능해져 (학생들의) 학습 그리고 교사들의 수업에 분명히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경기 성남 보평초 교사인 천경호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AI교과서가 학생들의 교과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을진 몰라도 교과를 왜 배워야 하는지 충분한 의미나 목적은 전달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AI교과서는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은 줄이고 학생과 AI교과서와의 상호작용을 늘리기 때문에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의미나 목적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전달되지 못한다는 게 해외 연구에서 반복해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AI교과서가 어디에 도움이 되느냐 하면 교과 보충"이라면서 "방과 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 교육자료로, 교과 보충 지도자료로 사용하는 것은 충분히 다룰 만하다"고 말했다.


AI디지털교과서


(고양= 김병만 기자 = 1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교육혁신 박람회'와 '2024년 늘봄학교·교육기부 박람회'에 소개된 AI디지털교과서. 2024.12.13

AI교과서 도입에 대한 교육감들이 견해도 각기 달랐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서책형 교과서 가격은 권당 평균 1만원이라고 하는데 AI교과서의 경우 업체는 9만∼12만원 수준이라는 입장이니 10배 정도 비싸다"며 "이걸 지방교육재정으로 감당하라고 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은 "구독료와 관련해 지방재정교부금법으로 대체하라고 한다면 재정이 열악한 우리 교육청으로는 어떻게 해볼 방법이 지금으로서는 없다"며 "교육부에 선처를 구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반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인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AI교과서 도입을 반겼다.

강 교육감은 "모든 교사가 맞춤형 교육을 실질적으로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AI교과서 도입 발표를 보고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가졌다"며 "교사의 수업 재구성을 전제로 한다면 매우 바람직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명의로 AI 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규정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처리를 보류해달라는 건의문이 발표된 것을 두고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건의문을 두고 서울, 경남, 울산교육감 등이 절차상 문제 등을 제기한 바 있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에 따르면 17개 시도교육청 중 9곳은 건의문 내용을 사전에 알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건의문 발표 전 교육감 단체채팅방을 통해 찬반 의견을 물으면서 정해진 시간 내 의견을 내지 않은 경우 찬성으로 간주한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의견은 찬성 8표, 반대 6표, (시간내) 무응답 3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 교육감은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못한 건 내 불찰이나 그만큼 AI 교과서의 교과서 지위를 유지하는 게 중요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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