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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강조한 트럼프-시진핑 통화, 미중 긴장 완화 실마리 될까
기사 작성일 : 2025-01-18 15:00:57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통화 (PG)


[재판매 및 DB 금지]

권수현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트럼프 2기' 개막을 앞두고 한 전화 통화에서 미중 양국 간 '대화와 협력'을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로 미중 간 무역전쟁, 지정학 갈등 등이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도 일단은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소통을 이어 나가자는 데에 양측이 뜻을 모으면서 트럼프 1기 때처럼 정상외교를 통한 '톱다운'식(하향식) 문제 해결을 모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로이터·A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과 트럼프 당선인은 17일 이뤄진 통화에서 이견보다는 대화와 소통, 협력에 무게중심을 뒀다.

시 주석은 "중미 관계가 미국 대통령 새 임기에서 좋은 출발을 하기를 희망하며 새로운 출발점에서 더 큰 진전을 얻도록 추동할 용의가 있다"며 "중미 경제·무역 관계의 본질은 호혜·윈윈으로, 대결과 충돌이 우리의 선택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시 주석과의 위대한 관계를 매우 소중히 생각하며 계속 대화와 소통을 유지하기를 희망하고, 되도록 빨리 시 주석과 만나기를 기대한다. 미중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로 항구적 우호를 유지하면서 함께 세계 평화를 수호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도 "중국과 미국에 모두 좋은 통화였다. 시 주석과 나는 세계를 더 평화롭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화통신은 또한 이번 전화 통화가 트럼프 당선인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면서 "두 정상이 전략적 소통 채널을 수립해 양국이 함께 관심을 가지는 중대한 문제에 대해 정기적으로 연락을 유지하자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통화에서 무역 균형과 마약 문제를 강조했고, 시 주석은 자국의 '핵심 이익'과 대만 문제를 거론하는 등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 취임을 사흘 앞두고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진 이번 통화에서 양측이 일견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갈등 해소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 첫 임기(2017∼2021년) 때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해 양국 간 무역전쟁 포문을 열었다. 집권 2기를 앞두고도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대중 강경파들을 요직에 내정하며 한층 강한 압박을 예고했다.

미중 양국은 또한 원자재, 반도체, 인공지능(AI), 방위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수출통제를 확대하고 제재를 추가하는 등 상호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하지만 시 주석과의 관계에서는 개인적 친분을 과시하는 등 호의적인 발언을 주로 해왔다.

당선 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과 "매우 강한 관계를 갖고 있다. 나는 그와 아주 잘 어울렸다"고 언급했고, 한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서는 시 주석에 대해 "14억명을 철권으로 통제하는 매우 효율적인 지도자로 명석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이런 점에서 시 주석과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소통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점은 향후 양국 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미중 정상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과 시 주석은 무역전쟁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던 2019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약 80분간 담판하며 무역전쟁 '휴전'과 협상 재개에 합의한 바 있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의 크레이그 싱글턴 중국 담당 수석연구원은 "이와 같은 정상 간 통화는 중요하다"며 "정기적인 의사소통은 경쟁에서 명확성을 보장하면서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는 데에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매체들도 SNS에서 이번 통화 내용을 분석하면서 양국 정상의 소통 의지에 주목했다.

쑤샤오후이(蘇曉暉) 중국국제문제연구원 국제전략연구소 부소장은 중국중앙TV(CCTV) 모회사 중앙방송총국의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玉淵譚天)에 "트럼프 집권 1기 때부터 볼 때 그는 정상 간 직접적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위안탄톈은 또한 미중 관계 전문가인 댜오다밍 인민대학 교수를 인용해 시 주석과 트럼프 당선인 통화 보도에서 언급된 '전략적 소통채널'이 "양국 간 고차원·고위급 대화와 소통을 의미한다"며 "바이든 행정부 시기 전략적 소통채널은 주로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과 미국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간의 소통을 포함한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의 소셜미디어 계정 뉴탄친(牛彈琴)도 이번 "통화 내용이 놀라울 정도로 적극적이었다"며 "비록 다루기 곤란한 문제여도 솔직한 소통, 특히 최고 지도자 간 적극적인 상호작용은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뉴탄친은 또한 트럼프 당선인이 '시 주석과 함께 세계를 더 평화롭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 발언을 들어 "이런 적극적 입장 표명은 바이든과 같은 이전 미국 대통령은 결코 할 수 없던 것"이라고 평했다.

미중 정상이 소통을 강조했지만 무역, 대만 등 전략적 문제에 대한 양측의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일괄 타결)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인 스콧 케네디는 "상상하는 바와 실제로 그러한 결과를 달성하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다. 여러 문제에서 미국과 중국 간의 이해관계는 다르며 양국 핵심 고문들의 견해는 다분히 매파적"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2017년 11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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