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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세계 200개국중 핵폭탄 피격 위험도 1위는 한국 국민"
기사 작성일 : 2025-01-20 07:00:02

[※ 편집자 주=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한국핵안보전략포럼 대표) 인터뷰는 분량이 많아 네 차례로 나눠 송고합니다. 이번이 네 번째 기사로 한국의 핵무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문제와 미국의 용인 가능성 등을 담았습니다. 첫 번째 기사는 지난 12월 26일 [삶] "남한 대 북한 종합군사력은 1 대 100…남한 완전 열세"라는 제목으로 나갔습니다. 두 번째 기사는 이달 6일 [삶] "서울시청 상공에 핵탄두 투하시 서울인구 3명중 1명은 사상자"라는 제목으로, 세 번째 기사는 이달 14일 [삶] "한국 1년내 핵폭탄 3∼6개 제조가능…5년내 北 추월할수 있다라는 제목으로 각각 송고됐습니다.]


와 인터뷰 중인 정성장 센터장


[진성철 기자 촬영]

윤근영 선임 기자= "전 세계 200개 국가 가운데 핵 공격 피격 위험도가 가장 높은 나라는 한국입니다. 그런데도 한국에는 실현 불가능한 비핵 평화에 여전히 매달리고 있는 정치인들과 전문가들이 적지 않습니다. 북한의 핵무장은 되지만 남한의 핵무장은 안 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는 중국 견제를 위해서는 한국의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보는 고위 인사도 있는데, 한국 정치인 중에는 미국이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할 가능성이 절대로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정치인들이 한국의 핵무장에 최대 걸림돌입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지난달 4일부터 시작한 와의 5차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의 핵무장에 대한 최대 우군은 국민 여론"이라면서 "전체적으로 핵무장 지지율이 70%에 이르고, 자신을 진보적인 성향이라고 생각하는 국민 중에서도 핵무장을 지지하는 사람이 60%에 달한다"고 했다.

정 센터장은 "역설적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도 한국 핵무장에는 우군"이라면서 "북한은 극초음속 미사일도 개발해서 발사하는데, 미국이 한미연합훈련을 줄이고 주한미군을 축소하겠다고 하면 한국 정치권도 국민의 핵무장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핵 협상을 한다면 완전 비핵화보다는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사거리 능력을 통제하되 남한을 겨냥하는 전술핵은 그냥 두는 군비통제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정 센터장은 "이렇게 되면 한국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하는 것"이라면서 "한국은 자체 핵무장을 통해 스스로 보호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남한이 핵무장을 하면 안보 리스크가 줄어들어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고 주가도 상승한다"면서 "남북한과 미국, 중국의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남북 경제협력도 가능하게 된다"고 했다.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정 센터장은 프랑스 파리 낭테르대학교에서 비교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세종연구소에서 북한 정치와 군사, 남북 관계 등을 연구했다. 그는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핵 문제에 집중하게 됐다. 지난 2022년에는 한국핵안보전략포럼을 창립해 대표를 맡고 있다.


화성-17형 ICBM 발사 버튼 누르는 북한군


북한이 2022년 11월8일 신형 ICBM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인민군 병사가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르는 모습. [조선중앙TV 화면]

<정성장 센터장 인터뷰 1차 기사 요약>

-[삶] "남한 대 북한 종합군사력은 1 대 100…남한 완전 열세"(2024년 12월26일 송고)

각국의 군사력을 측정하는 비정부 기구 '글로벌 파이어 파워(GFP)'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으로 북한 재래식 무기 군사력은 세계 36위로, 2023년의 34위보다 2단계 낮아졌다. 한국은 6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를 합한 군사력으로는 북한이 한국을 압도한다. 북한의 종합군사력은 한국의 100배, 1000배 이상이라고 본다. 한국의 재래식 무기는 북한의 핵무기 앞에서는 무기라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이 자랑하는 현무 미사일은 1천기 정도는 있어야 북한의 전술핵무기 1기 정도의 위력을 갖는다.

북한은 현재 90∼100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2030년에는 200∼300기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북한은 2022년부터 한국을 겨냥한 전술핵을 휴전선 근처의 전방에 배치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통해 핵 균형을 이루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미국의 핵우산에만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미국이 자국민 수십만 명, 수백만 명을 희생하면서까지 한국을 구하기 어렵다. 북한이 ICBM으로 뉴욕, 워싱턴, LA에 핵탄두를 떨어트리겠다고 협박하면 미국은 한국을 위한 핵 보복에 나설 수 없다.

<정성장 센터장 인터뷰 2차 기사 요약>

-[삶] "서울시청 상공에 핵탄두 투하시 서울인구 3명중 1명은 사상자"(2025년 1월6일 송고)

북한 정권 지도부가 정신 이상자가 아니라면 공멸을 자초하는 핵전쟁을 일으킬 이유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과거 한국의 역사에서도 이런 사람들이 많았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6·25전쟁 때도 정치인들은 이런 희망적 사고를 갖고 파벌 싸움만 하다 침략을 당했다. 그 결과 백성들이 수십만 명, 수백만 명씩 죽어갔다. 우리가 절대로 핵 공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은 안보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핵폭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인 '누크맵(Nukemap)'에 따르면 20kt의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이 서울시청 상공 800m에서 폭발하면 11만4천여명이 사망한다. 부상자까지 포함한 사상자는 53만4천여명이다. 서울시청을 중심으로 용산구 대통령실(3.6㎞)이 포함된 반경 5.29㎞가 핵폭발의 직접적인 피해권에 들어간다. 서울시청을 중심으로 반경 100m, 깊이 30m 정도의 거대한 분화구도 생긴다. 직접적 피해권에 있는 사람의 시신은 아예 찾을 수 없다. 고열에 모두 타버려서 흔적도 남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은 100∼300㏏ 위력의 수소폭탄 실험이었다.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15㏏ 원자폭탄의 최대 20배에 달하는 폭발력을 갖고 있다. 미국에 있는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청 상공에서 250kt의 수소탄이 터지면 350만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 인구 3분의 1이 죽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는 셈이다.

<정성장 센터장 3차 기사 요약>

[삶] "한국 1년내 핵폭탄 3∼6개 제조가능…5년내 北 추월할수 있다"(2025년 1월14일 송고)

원자력과 방위산업에서 강국인 한국은 마음만 먹으면 1년 안에 핵폭탄 3∼6개 정도를 만들 수 있다. 핵탄두 제조는 원자력발전소를 짓는 것보다 쉽다. 원자력발전소는 핵분열이 증폭되는 것을 억제해야 하는데, 핵폭탄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소규모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만드는 것은 4∼6개월이면 가능하다. 재처리시설이 완성되면 연간 50㎏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 핵폭탄 1개 만드는데 4∼8㎏의 플루토늄이면 충분하므로 1년 안에 4∼6개의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게 된다. 한미원자력협정이 개정돼서 한국도 일본처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유하게 된다면 3~6개월 내에도 핵무장이 가능할 것이다.

한국이 보유한 사용후핵연료를 모두 재처리해서 핵탄두를 만든다면 4천300개 이상에 이를 수 있다. 특히 월성 원자력발전소는 중수로형이다. 경수로보다는 중수로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가 핵폭탄을 만드는 데 더 유리하다.

한국은 핵무기를 운송해 투하할 수 있는 F-15와 F-16 전투기를 갖고 있다.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현무 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핵무기 투발 수단뿐 아니라 핵무기를 운용할 수 있는 전략사령부도 창설해놓은 상태다.

한국이 핵무장에 들어가면 5∼6년 안에 북한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본다. 북한이 핵무기를 계속 늘리고 있지만 우리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확대하거나 우라늄 농축시설을 건설하면 추월할 수 있다.


2013년 파키스탄의 미사일 발사 훈련 모습


[중국 신화통신사]

다음은 정성장 센터장 인터뷰 4차 기사 일문일답.

-- 세계에서 한국이 핵폭탄 피격 위험성 1위라고 했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나.

▲ 북한은 재래식 무기 분야에서 한국에 비해 절대적 열세다. 한반도에서 국지전이 발생하면 북한은 패배를 수용하기보다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2024년 초에 김정은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무력화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북한은 NLL 무력화를 위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대만 유사시에도 북한의 남한 도발 가능성이 있다. .

-- 우크라이나와 중동 국가들은 한국보다 핵폭탄 피격 위험도가 떨어진다는 것인가.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재래식 무기만으로도 우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도 다른 중동 국가들에 비해 재래식 무기에서 우위를 갖고 있어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크게 떨어진다. 북한은 다르다. 재래식 무기에서 한국에 비해 절대적 열세이기 때문이다.

-- 스위스는 최근에 핵미사일 대피 훈련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한국도 핵무기에 대한 안전 교육과 훈련이 필요한가.

▲ 당연히 해야 한다. 북한은 여섯 차례 핵실험을 했고, 전술핵무기도 갖고 있다. 핵무기로 한국을 공격하는 연습도 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 공격상황이 닥치면 국민들이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이나 훈련을 전혀 진행하지 않고 있다. 안보를 강조하는 보수 정부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안보 불감증이 심각하다.


유엔 안보리 회의 모습


[EPA]

-- 남한이 핵무장을 하면 유엔이 곧바로 제재에 들어가는 것 아닌가.

▲ 현재로서는 유엔안보리가 제재하기 어렵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에는 북한이 아무리 ICBM을 발사해도 대북 제재가 채택되지 않고 있는데, 러시아와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한이 국가생존을 위해 핵무장을 선택할 때 미국이 러시아, 중국과 손잡고 한국을 제재할 수는 없다. 나는 안보리에서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본다.

-- 한국이 핵무장을 강행하면 미국이 단독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있지 않나.

▲ 미국의 경우, 행정부 차원의 제재가 있고, 의회의 글렌수정안(무기수출통제법)에 의한 제재가 있다. 미국 정부가 남한의 핵무장을 용인하면 당연히 행정부 차원의 제재는 없을 것이다. 다만, 미 의회에서 글렌수정안 적용을 면제받기 위해서는 한국 정치권의 초당적 외교가 필요하다.

-- 미국의 행정부가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는 것인가.

▲ 자국에 이익이 된다면 그럴 것이다. 과거에 인도가 핵무장을 추진하자 미국은 제재했다가 금방 해제했다. 중국 견제에 인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의 핵무장에 대해서도 미국은 제재했다가 곧바로 해제했다. 경제지원까지 했다. 테러와의 전쟁 수행에 파키스탄의 지원이 필요해서다.


트럼프, 47대 미국 대통령 공식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23년 조지아주에서 기소됐을 당시 찍은 머그샷(mugshot·수용자 기록부용 사진)과 유사한 모습을 한 대통령 공식사진'이 16일 공개됐다. [트럼프 인수위 배포]

-- 한국의 핵무장이 미국에는 어떤 이익이 된다는 것인가.

▲ 미국 외교 정책의 최대 목표는 중국 견제다. 중국이 미국의 패권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동북아에서 중국과 북한이 핵탄두를 급속도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2030년까지 핵탄두를 1천개로 늘리고 2035년에는 1천500개 정도 보유할 것으로 미국 국방성은 보고 있다. 북한은 2030년에 최대 300기의 핵무기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북한이 동시에 전쟁을 일으킨다면 미국은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남한이 핵무장을 통해 북한을 견제해준다면 미국은 중국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 한국 핵무장을 통해 미국이 얻을 수 있는 다른 이익이 있다면.

▲ 대만 유사시 미국과 중국은 핵무기가 아니라 해군력으로 싸울 것이다. 핵무기를 사용하면 전면전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국의 해군력이 중국에 비해 열세라는 점이다. 미국은 1975년 선박 제조에서 세계 1위였는데, 2023년에는 19위로 추락했다. 현재 중국이 1위이고 한국이 2위다. 미국이 한국에 핵무장을 허용한다면 한국은 미국의 해군력 증강과 전투함 수리 등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모습


[신화통신사]

-- 한국은 중국도 설득해야 하는데.

▲ 한국은 미국과 동맹 관계여서 미-중 사이에서 중간 입장을 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중국에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가 줄어들고, 한-중 관계가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한국 핵무장은 중국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남북한 핵 균형이 이뤄지면 한반도 긴장이 완화돼 한국과 중국은 남한-북한-중국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이는 중국 동북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

-- 미국과 중국에 대한 설득 논리가 충돌하는 것 아닌가.

▲ 미-중이 경쟁 관계에 있으니 한국의 설득 논리들이 어느 정도 충돌할 수밖에 없다. 국가생존을 위해서는 미국 설득에 집중하면서 중국 설득도 병행해야 한다.


북한 민방위무력 열병식


북한의 조선중앙TV는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9·9절) 75주년을 맞아 2023년 9월 8일 김일성광장에서 민방위무력 열병식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 한국의 핵무장은 북한에 어떤 영향을 주나.

▲ 한반도에서 핵 균형이 이뤄지면 남한, 북한, 미국, 중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북한의 ICBM 사거리 제한, 추가 핵 개발 중단을 전제로 미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남한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남북 경제협력에 나설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된다. 김정은으로서는 핵 보유만으로 간부들과 주민들의 충성심을 끌어내기 어렵기에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 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다.

-- 처음에 북한은 남한의 핵무장을 방해할 듯한데.

▲ 그럴 것으로 본다. 북한은 무력시위를 통해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 수위를 끌어올릴 것이다. 핵무장이 오히려 한국의 안보를 불안하게 할 것이라는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남한의 친북 성향 단체들이 핵무장을 반대하는 시위에 나서도록 선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육상자위대 지대함유도탄(SSM)


[일본 육상자위대 제공]

-- 한국이 핵무장을 한다고 하면 일본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 일본도 핵무장을 추진할 것이다. 동북아에서 혼자 비핵국가로 남아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일본 국민의 반핵 정서는 강하다. 반면, 다수의 일본 정치인은 핵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한국과 일본이 동시에 핵무장을 추진하면 국제사회의 제재가 더욱 심할 텐데.

▲ 그렇지 않다. 한국에게 오히려 유리한 상황이 된다. 유엔이나 미국, 유럽, 중국 등이 한국과 일본 두 나라를 동시에 제재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이 핵무장에 나서면 한국에게는 국제사회 제재를 걱정하지 않고 핵무기를 만들 기회가 될 것이다.

-- 중국, 러시아, 북한, 한국, 일본이 모두 핵무장한 상태가 되면 동북아가 매우 불안해지는 것 아닌가.

▲ 오히려 더욱 안정될 것이다. 한국은 북한 핵을 억제하고, 일본은 중국 핵을 견제함으로써 동북아에서 핵 균형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핵무장을 하기 전에는 인도군이 파키스탄에 쳐들어가서 특정 지역을 초토화하고 나오는 일이 여러 차례 있었다. 양국이 핵무장한 이후에는 군사적 충돌 강도가 낮아졌다.

-- 한국이 설득하기 가장 좋은 나라는 일본인가.

▲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더 쉬운 상대라고 본다. 트럼프의 핵심 측근들은 다른 나라에 대한 비개입주의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미국 국민의 세금으로 일본, 한국, 유럽 등 부유한 국가들을 지켜주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크다. 한국의 핵무장은 군사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미국의 요구에 부합할 수 있다.

-- 한국의 핵무장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은 무엇인가.

▲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이 북한과 중국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는 대신 스스로 핵을 개발하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시진핑에게는 북한 제재에 대해 협조하지 않으면 남한과 일본이 핵무장을 할 수 있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에 열린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 한국이 핵무장하면 대만도 핵무장에 나설 가능성이 있지 않나.

▲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대만이 핵무장을 추진하면 중국은 곧바로 침공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미 공군의 B61-12 전술핵 폭탄


[위키피디아 캡처]

--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남한의 핵무장 외에 다른 방법은 없나.

▲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가 거론되지만,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북한은 유사시 미국의 한반도 개입을 막기 위해 미국 본토 타격을 위한 ICBM 개발에 지속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중국 입장에서는 남한의 자체 핵무장보다는 미국의 전술핵 배치가 낫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지 않나.

▲ 그 반대일 수 있다. 남한의 핵무기는 북핵만을 견제하지만, 남한에 배치되는 미국의 전술핵은 중국 견제에도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남한의 핵무장은 유사시 북한뿐 아니라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 등으로부터 한국을 지키는 데도 목적이 있는 것 아닌가.

▲ 그렇다. 한국이 핵무장을 하면 강대국들이 한국을 함부로 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일단 중요한 것은 남북한 핵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 나토식 핵 공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사실상 껍데기 공유다. 나토 국가들이 미국의 전술핵을 자국의 비행기에 실어서 투하하는 훈련을 하는데, 이걸 핵 공유라고 한다. 문제는 실전에서 전술핵을 사용할지 여부의 결정권은 여전히 미국 대통령만이 갖고 있다는 점이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모습


[ 사진]

-- 한국 핵무장에서 가장 큰 장애 요소는 무엇인가.

▲ 미국과 중국의 반대보다 한국의 일부 정치인들이 더 큰 걸림돌이다. 그들은 북한의 핵 보유를 생존용이라고 하면서 한국의 핵 보유는 절대로 안 된다고 한다. 남한의 핵무장을 미국이 절대로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트럼프 주변에는 한국의 핵무장이 미국의 중국 견제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보는 고위 인사들도 있다.

-- 정치권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제로다. 북한에서 핵 보유가 김정은의 최대 업적으로 간주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비현실적인 '북한 비핵화' 또는 '한반도 비핵 평화'라는 목표를 버리고 국제사회를 전략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핵 보유를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담대한 지도자가 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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