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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가' 기다리는 英·모리셔스 차고스제도 반환
기사 작성일 : 2025-01-20 22:00:57

디에고 가르시아 섬


[AP/미 해군 자료사진]

(런던= 김지연 특파원 = 영국과 모리셔스가 미국·영국 합동 군사 기지가 있는 차고스 제도 반환 재협상을 마무리하고 20일(현지시간)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동의를 기다리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개빈 글로버 모리셔스 법무부 장관은 전날 관영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협상이 최종 문건 초안 작성으로 결론 난 데 만족한다"며 "최종 형태의 조약은 모두가 동의해 서명할 준비가 됐다면 서명 가능하다"고 밝혔다.

차고스 제도는 영국 식민 지배 시절 모리셔스에서 분리돼 모리셔스 독립 이후에도 영국령으로 남았고, 그중 가장 큰 디에고 가르시아 섬에 영국과 미국의 합동 군사기지가 있다.

모리셔스와 국제사회는 영국에 차고스 제도의 반환을 요구해 왔으며 지난해 10월 영국과 모리셔스는 군 기지 통제권을 영국이 갖는 조건으로 차고스 제도의 주권 이양에 합의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환영했으나 트럼프 측에서는 모리셔스에 대한 중국 영향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했고, 그 사이 모리셔스에 들어선 새 정부도 재협상을 요구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는 재협상을 마무리하는 한편으로, 트럼프 정부의 판단을 기다리기로 한 상태다.

총리실 대변인은 지난 15일 BBC 방송에 "미 행정부가 어떤 합의든 세부 사항을 검토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모리셔스의 글로버 장관은 전날 "우리는 현실적이어야 한다"며 "군 기지는 미국과 영국의 것이므로 스타머 총리가 서명 전에 트럼프가 이를 살펴보기를 원하는 이유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BBC에 "새 행정부가 이를 검토해볼 수 있는 게 바람직하고 적절한 일"이라고 말해 트럼프 정부의 검토를 기다리고 있다고 거듭 언급했다.

영국이 디에고 가르시아에서 군 기지를 운영하는 대가로 지불할 임차료 액수 등 합의 세부 내용 중에서는 공개되지 않은 대목도 있다.

나빈 람굴람 모리셔스 대통령은 전날 현지 매체 '위켄드'와 인터뷰에서 영국이 임차료 액수를 공개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도 모리셔스에 "상당한 도움이 될" 규모라고 설명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임차료는 연간 9천만 파운드(약 1천6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영국은 첫 7년 임차료를 선지급하고 개발 프로젝트 자금을 배정할 의사가 있다고 블룸버그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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