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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 대신 서안지구서 전쟁…트럼프 취임 직후 맹폭
기사 작성일 : 2025-01-22 11:01:06


21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EPA=]

고동욱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은 일단 조건부로 멈췄지만 반대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는 오히려 포성이 거세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인 제재를 해제하자, 이에 힘을 받은 이스라엘이 휴전 협정이 적용되지 않는 서안지구로 눈을 돌려 공격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보안군이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서안지구 북부 도시 제닌을 공격, 최소 9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고 35명이 다쳤다.

이스라엘군은 이를 군·경과 안보기관의 '대테러 작전'이라고 내세웠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대통령은 "가자, 레바논, 시리아, 예멘, 그리고 '유대와 사마리아'(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식 표현)에 손을 뻗치는 이란의 축에 대항해 체계적이고 단호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요르단강 서안은 국제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행정권을 지녔지만,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며 이스라엘인을 보내 유대인 정착촌까지 확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나아가 서안지구를 합병하겠다는 뜻도 숨기지 않고 있다.

현재 약 70만명의 이스라엘인과 270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서안지구 및 동예루살렘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20일 취임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서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이스라엘인 정착민들의 제재를 해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스라엘의 군사행동도 대담해지고 있다.

제닌 지역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앞둔 며칠 전부터 곳곳에 바리케이드 등이 설치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20일 오후에는 알푼두크 마을에서 이스라엘 정착민 무리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공격하고 불을 지르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극우 인사인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환영한다며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서안지구의 정착촌을 확대하기를 기대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가자지구로 진입하는 구호 트럭. [로이터=]

다만 가자지구에서는 불안 속에서도 일단 평화가 지켜지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지난 19일 휴전 이후 사흘간 2천400대가 넘는 구호 트럭이 가자지구로 들어갔다.

휴전 첫날인 19일 630대가 들어간 것을 시작으로 20일 915대, 21일 897대가 각각 구호물자를 실어 날랐다고 한다.

기근 위험신호가 감지되는 가자 북부를 중심으로 음식과 물, 의료용품과 상수도 및 주거지 보수를 위한 물자 등이 전달되고 있다.

파손된 도로로 인해 트럭 이동이 지연되거나 일부 주민들이 구호품 탈취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고 있다고 한다.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유엔 인도주의 조정관인 무하나드 하디는 "조직적인 범죄가 아니라 어린이들이 트럭에 올라타 음식 바구니를 훔치려 하거나 몇몇 사람들이 물병을 훔치려 하는 수준"이라며 "가자 주민들이 모두에게 충분한 구호품이 제공되리라는 것을 깨달으면 며칠 내로 이런 일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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