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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밀착 어려울것…北 외교입지·핵능력에 큰 변화"
기사 작성일 : 2025-01-24 06:01:03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 트럼프와 김정은


[AP 자료사진]

(뉴욕= 이지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지칭하며 대화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북한의 달라진 외교적 입지와 핵 능력을 고려할 때 트럼프 1기(2017∼2021년) 때만큼 북미 간 관계가 진척될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문제연구소(IGA)의 랜섬 밀러 연구원은 23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기고한 '트럼프 외교 정책 첫 달, 예상되는 6가지 변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가 2017년 취임했을 때 북한은 외교정책 우선순위 목록에 있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도 특별히 가까웠지만, 이번 임기에선 그런 관계가 이전만큼 의미를 갖지 못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그 배경으론 현재 북한의 외교적 입지와 핵 능력이 트럼프 집권 1기 때와 크게 달라졌다는 점을 꼽았다.

밀러 연구원은 "201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 중 하나였고, 유일한 동맹인 중국과의 외교 관계도 최악으로 바닥을 찍고 있었다"며 "그 시기엔 미국과 대화를 추구하는 게 타당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을 신장시켜왔으며,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까지 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밀러 연구원은 "더 많은 외교적 파트너를 확보하고 핵 지위가 더 공고해진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번에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트럼프와의 협상 테이블에 다시 나설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 직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난 김정은과 매우 우호적이었고 그는 나를 좋아했다. 나는 그를 좋아했고 매우 잘 지냈다"고 자신과 김 위원장의 관계를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그는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보유국)다. 우리는 잘 지냈다. 내가 돌아온 것을 그가 반기리라 생각한다"며 향후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밀러 연구원은 북한과의 관계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이후 해온 발언들을 토대로 주요 외교 현안과 관련해 취임 후 첫 달 동안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변화를 진단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선 취임 첫날 전쟁을 끝내도록 할 것이란 공약과 달리 당분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관세 정책과 관련해선 통상정책 전반을 단기간 뒤집기가 어려운 만큼 캐나다와 멕시코를 상대로 먼저 관세 부과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중국의 위협에 대한 대응은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외교정책인 만큼 바뀔 가능성이 없지만,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기회까지 차단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밀러 연구원은 내다봤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파나마 운하 반환,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와 캐나다의 미국 편입 방침을 천명하긴 했지만, 임기 첫 달 이와 관련한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그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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