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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업계 '지각변동'…연초부터 점유율·인재영입 경쟁 가열
기사 작성일 : 2025-01-30 08:00:20

삼성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송은경 기자 = 시장 점유율 싸움이 한창인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업계가 연초부터 정부의 세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로 경쟁이 한층 더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운용사별 ETF 시장 점유율 순위가 역전을 거듭하는 등 요동치는 가운데 ETF 인재 영입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ETF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대표지수인 S&P500, 나스닥100에 대한 토탈리턴(TR)형 상품을 내세워 자금을 끌어모았으나 최근 정부가 사실상의 'TR 금지령'을 내리자 프라이스리턴(PR)형으로 전환했다.

정부의 해외주식형 TR ETF 운용 금지 조치는 전 운용사 공통으로 적용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운용에 끼치는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본다. 6조원에 달하는 해외주식형 TR ETF의 순자산 가운데 'KODEX 미국S&P500'와 'KODEX 미국나스닥100'이 각각 3조6천억원, 1조8천억원에 달한다.

개인투자자들이 ETF에 투자할 때 가장 많이 찾는 상품은 S&P500과 나스닥100 등 미국 대표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다. 삼성운용은 지난해부터 이들에 대한 TR형 ETF의 장점을 타 운용사와 차별되는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웠으나, 이젠 더 이상 이 같은 전략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다른 운용사들은 삼성운용의 공백을 파고들고 있다. 삼성운용의 뒤를 이어 ETF 시장 점유율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TIGER 미국S&P500', 'TIGER 미국나스닥100'의 분배금 지급 이벤트를 진행하며 "해외주식 TR상품의 정책 변화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일관된 투자 전략과 꾸준한 현금흐름으로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ACE 미국S&P500'과 'ACE 미국나스닥100'의 신규 매수 인증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투운용은 최근 ETF 시장 점유율 순위에서 KB자산운용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한투운용의 전체 ETF 순자산은 13조8천406억원으로 KB자산운용의 13조8천309억원을 넘어선 이후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도 일시적으로 KB운용을 역전한 적 있으나 곧바로 재역전 당했다. 다만 이번에는 안정적으로 3위 자리를 지켜가는 모습이다.


미래에셋 센터원


2012년 서울시 중구 수하동 미래에셋 센터원(미래에셋 제공) 현판 본사

운용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운용사의 ETF 수장급이 성과에 따라 사임하거나 경쟁사로 이직하는 일도 잦아졌다.

이달 중순 인사에서 KB운용의 김찬영 ETF사업본부장은 한투운용에서 KB운용으로 영입된 지 1년 만에 직을 내려놨다. 김승현 한투운용 ETF컨설팅담당은 하나자산운용으로 영입 제안을 받고 적을 옮겼다.

최근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든 건 미래에셋자산운용 이경준 전략ETF운용본부장의 키움투자자산운용으로의 이직 소식이다.

삼성자산운용 사원 시절부터 ETF '한우물'을 판 자타가 공인하는 ETF 전문가인 이 본부장은 2022년 미래에셋운용에 합류해 커버드콜 상품을 히트시킨 핵심 인물로 통한다. 지난 20일에도 미래에셋운용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데일리커버드콜'을 직접 소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기현 키움운용 대표가 직접 이경준 상무에게 직접 제안한 것으로 들었다"며 "신한자산운용을 따라잡기 위해 이경준 상무에게 베팅한 셈"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ETF사업본부장이 이끄는 신한자산운용은 ETF 시장 점유율 5위로 ETF 순자산이 지난 24일 처음으로 6조원을 넘어서며, 6위 키움운용(4조6천억원), 7위 한화자산운용(4조3천억원)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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