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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전기 한글문화 오롯이…고문헌 4점 '보물' 지정 유력
기사 작성일 : 2025-01-30 08:00:40

금속활자 '을해자'로 제작된 불정심다라니경 언해본


[서울대학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홍준석 기자 = 조선 전기 한글문화를 알려주는 서울대 소장 고문헌 4점이 보물 지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30일 서울대에 따르면 서울시 국가유산위원회는 지난 10일 이들 고문헌 4점에 대한 '국가 지정문화유산 지정 신청' 안건을 모두 가결했다. 앞으로 국가유산청 조사와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보물 지정 절차는 완료된다.

대상이 된 고문헌은 '불정심다라니경 언해본', '묘법연화경 언해본', '주자증손여씨향약 언해본',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원각경) 언해본'이다. 언해본은 한문으로 된 내용을 한글로 풀어서 쓴 책을 뜻한다. 서울대는 이들 고문헌이 15∼16세기 한글문화 연구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


1465년 간경도감에서 편찬된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 언해본 유일본


[서울대학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관음경'으로도 불리는 불정심다라니경 언해본은 1485년 인수대비가 아들 성종을 위해 필사를 지시한 불교 경전이다. 다른 소장본과 달리 변상도(불교에 관한 여러 내용을 시각화한 그림)와 을해자(구리활자) 언해본까지 수록돼 소장 가치가 높다.

묘법연화경 언해본과 원각경 언해본은 불교에 대한 왕실의 관심이 깊었던 조선 세조 대에 제작된 경전이다. 각각 1463년과 1465년 간경도감(불서 간행을 위해 설치된 관청)에서 만들어졌으며, 여타 판본에는 누락된 내용이 담긴 유일본이다.

주자증손여씨향약 언해본은 1574년 을해자로 제작됐으며, 중국 남송의 주희가 '여씨향약'을 첨삭하고 주해한 내용을 한글 번역한 책이다. 여씨향약은 송나라 때 향촌 자치 규약으로, 조선 후기 향약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들 고문헌은 1세대 국어학자인 일석 이희승, 심악 이숭녕 선생이 소장하던 자료"라며 "세계적으로 한글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고문헌을 아끼는 분위기가 형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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