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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원산도로 9명 가족 전입…섬 유일 학교도 명맥 유지
기사 작성일 : 2025-02-03 12:00:30

최근 보령 원산도로 전입한 고태진 씨 가족


[보령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보령= 정윤덕 기자 = 충남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로 9명 대가족이 이사해, 섬 유일의 학교가 명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3일 보령시에 따르면 20여년간 강원도 등지에서 군 생활을 하다 전역을 앞둔 고태진(42) 씨 부부와 자녀 7명 등 가족 9명이 최근 원산도로 전입했다.

자녀 7명 중 셋째부터 다섯째까지는 현재 초등학교 6학년, 3학년, 1학년이다. 이들은 모두 원산도 광명초등학교로 전학했다.

이로써 광명초 학생 수는 16명에서 19명으로 늘었다.

2021년 1천113명이던 원산도 인구가 지난해 1천17명으로 96명이나 줄어드는 등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여러 학교가 문을 닫은 가운데 광명초는 원산도에 유일하게 남은 학교이다.

하지만 학생 19명 가운데 7명이 올해 졸업하면 학생 수(12명)가 교직원 수(15명)보다 적어진다. 내년에도 4명이 졸업 예정이다.

학생이 교직원보다 적거나 2년간 신입생이 0명이면 본교에서 분교로 조정된다.

그런데 고씨네 여섯째가 올해 광명초에 입학할 예정이어서, '신입생 0명' 조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광명초를 비롯해 앞서 문을 닫은 효자초·원산중·원의중까지 포함된 통합총동문회는 광명초 본교 유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3천여만원의 장학금과 전·입학축하금을 지원해 입학생 2명과 전학생 2명을 유치했다.

고씨네 가족에게도 전학생 3명에 신입생 1명에 대한 축하금 1천200만원(1인당 300만원)과 이사지원금 300만원을 지급했다.

신세철 통합동문회장은 "2021년 해저터널 개통 이후 걸었던 지역 발전과 인구 증가에 대한 기대를 조금씩 접던 차에 연고도 없는 원산도 전입을 결정한 고씨 가족이 정말 고맙고 환영한다"며 "앞으로도 많은 학생이 광명초에 전·입학해 개교 100주년이 되는 2037년까지 명맥을 유지하면 좋겠다"고 희망을 부풀렸다.

고태진 씨는 "제2의 인생을 설계하며 보령을 방문해 자녀들의 학교를 알아보던 중 우연히 신세철 회장을 만났다"며 "특히 광명초의 교육 방향과 학교장 교육철학이 7남매를 키우는 부모로서의 교육관과 부합해 원산도 전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고씨는 이어 "아직 보령에서 무슨 일을 할지 결정하지 못했지만, 통합동문회를 비롯해 보령시 전체가 보여준 진심 어린 환영과 지원에 무엇이든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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