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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참사 후 불투명해진 광주공항 이전…시·도 '동상이몽'
기사 작성일 : 2025-02-07 12:00:03

무안공항


[전남도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 장아름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답보 상태였던 광주 민간·군 통합 공항 이전 논의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이전 적합지로 거론돼 온 무안공항이 안전성과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은 데다가 광주공항 대체 여론까지 나오면서 두 공항을 통합해 무안공항을 서남권 관문공항으로 집중 성장시켜야 한다는 구상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지역 관광업계가 광주공항 임시 국제선 유치를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광주시와 전남도가 미묘한 입장 차를 보여 시도 간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광주시는 신중하게 검토해볼 만한 사안이라고 밝혔지만, 전남도는 비현실적이라며 무안공항 재개항을 앞당기는 데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즉시 반박했다.

호남 관문 공항 발전 방안에 대해서도 강기정 광주시장은 "창의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나타냈으나 김영록 전남지사는 "공동 발전을 위해 민간·군 공항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광주 군 공항 이전 논의는 2007년 무안국제공항 개항 때부터 무안공항 활성화 등과 맞물려 본격화됐으나 광주시·전남도·무안군이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광주시는 군 공항 이전을 전제로 한 민간 공항 이전을, 전남도는 군 공항 이전과 별개로 민간 공항의 무안 우선 이전을 주장해왔다.

무안군은 공항 주변 농어민들의 소음 피해 등을 이유로 군 공항 이전을 반대했다.

당사자인 세 지자체가 수년째 협의를 진전하지 못한 가운데 지난해 말 공항 이전 논의를 위한 범정부 협의체를 3년 만에 재개하려고 했으나 비상계엄이 선포되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세 지자체장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만큼 민주당 차원에서도 특별위원회(TF)를 구성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고 했으나 이 역시 정국 혼란으로 구성이 미뤄지고 있다.


광주공항


광주-제주 저가항공 3월 추가 취항…1일 2회(종합) (광주= 장아름 기자 = 오는 3월부터 광주와 제주를 오가는 저비용 항공사 노선이 신규 취항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공항공사 광주지사 제공]

여기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무안공항이 잠정 폐쇄되고 조류 충돌,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고정을 위한 콘크리트 둔덕 등 공항의 구조적 안전성에 대한 불안이 잇따르면서 무안공항으로 이전하는 게 적절하냐는 문제 제기도 나온다.

지역 사회에서는 군 공항의 함평 이전이나 광주공항 국내선 존치 및 기능 강화 등 '플랜B'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무안공항 정상화 시점이 10월 이후로 거론됨에 따라 광주에서 임시로 국제선 부정기 노선이라도 띄워야 한다는 여행업계 의견이 현실화할 경우 장기적으로 무안공항 활성화에 역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내 '뜨거운 감자'인 공항 문제의 실타래를 풀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광주시는 광주공항 임시 국제선 운영은 국토교통부에 건의가 가능한지 절차를 확인하는 단계라며 근본적인 공항 이전 문제는 시민 안전이 가장 중요한 만큼 시도민과 전문가 의견을 모아 다시 고민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사십구재가 끝나는 2월 중순 이후부터 의견을 모아 창의적인 생각을 통해 무안공항과 광주공항 문제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전남도는 국제선 운영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시일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연내 광주공항 국제선 취항은 비현실적이라며 올해 8월 무안공항 재개항을 목표로 광주시와 상생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광주·전남 공동 발전을 위해 광주 민간·군 공항 동시 이전 문제를 하루빨리 매듭짓고 무안공항이 서남권 관문 공항으로 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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