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종합= 7일 전국에서는 전날부터 내린 폭설이 도로에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교통사고가 잇달았다.
제주공항에서는 폭설과 강풍으로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하고, 육상 도로와 바닷길이 통제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블랙아이스 주의보'…빙판길된 도로서 연쇄 추돌사고
이날 오후 3시께 전북 남원시 순천완주고속도로 순천 방향 57㎞ 지점에서 차량 30여대가 부딪히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60대 1명이 의식이 흐릿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운전자 등 10여명이 다쳤다.
눈길 고속도로서 차 30여대 충돌
(남원= 대설 특보가 내려진 7일 오후 3시께 전북 남원시 순천∼완주고속도로 하행선 59㎞ 지점에서 차량 30여대가 부딪혀 소방 당국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2025.2.7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오후 1시 20분께 전남 무안군 무안광주고속도로 보평터널 인근에서는 차량 8대의 다중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충격으로 12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국은 블랙아이스에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뒤따라오던 차량 간 연쇄추돌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오전 5시 42분께는 경기 평택시 도일동 평택제천고속도로 평택 방향 송탄 IC 부근에서 주행 중이던 컨테이너 운송용 트레일러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졌다.
사고 충격으로 운전석이 있는 트레일러 헤드가 차량에서 분리되며 50대 운전자가 결국 숨졌다.
경찰은 당시 3차선 도로를 달리던 트레일러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오전 8시 34분께 충남 당진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 당진 분기점 인근에서도 1차로를 달리던 1t 화물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며 2차로를 침범했다.
이 여파로 2차로를 달리던 12t 화물차가 1t 화물차를 추돌해 70대 운전자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 수습하던 견인 차량도 '미끌'
(홍천= 지난 6일 오후 강원 홍천군 서면 대곡리 한 대형 리조트 인근에서 대형버스 눈길 교통사고 현장을 수습하던 견인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70대 버스 기사가 치여 숨졌다. 사진은 소방대원들이 사고 현장에 출동한 모습. 2025.2.7 [홍천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날인 지난 6일에는 오후 10시 5분께 강원도 홍천군 서면 대곡리 한 대형 리조트 인근에서 A(72)씨가 눈길에 밀린 견인 차량에 치여 숨졌다.
같은 날 오후 5시 16분께는 같은 장소에서 서울로 향하던 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져 도로 경계석을 들이받으면서 승객 26명 중 4명이 다치기도 했다.
충북 음성군 감곡IC 부근 양평 방향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는 새벽 시간 카캐리어(자동차 운반차량)가 눈길에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카캐리어에 실려 있던 승용차 4대 중 한대가 도로 위로 떨어졌고, 당국은 사고 수습을 위해 약 1시간 20분간 도로를 전면 통제했다.
◇제주공항 무더기 결항으로 1만 5천명 발 묶여…바닷길도 통제
제주공항에서는 폭설에다 강풍까지 불며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해 1만5천여명의 발이 묶였다.
강풍·폭설에 제주공항 결항 속출
(제주= 박지호 기자 = 7일 제주공항에 강풍경보와 급변풍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다른 지방 폭설의 영향까지 겹쳐 결항한 항공편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날 오후 눈보라가 치는 제주공항 활주로의 바람자루가 강풍의 세기를 가늠케 하고 있고, 뒤로 공항 탑승구들이 대거 비어 있다. 2025.2.7
이날 오후 3시 기준 제주공항 국내선 출발 102편과 도착 121편, 국제선 출발 7편과 국제선 9편이 결항했다.
국내선 도착 25편과 출발 21편이 지연 운항했고, 국제선 출발 1편이 지연 운항했다.
대한항공은 특히 이날 오전 10시 이후부터 모두 항공편을 결항 처리했다.
제주공항에서는 이날 국내선 출발·도착 각각 187편과 국제선 출발 21편, 도착 18편이 운항할 예정이었다.
현재까지 국내선 출발 45편과 도착 43편, 국제선 출발 10편과 도착 6편만 운항했다.
제주공항에는 강풍경보와 급변풍경보가 발효된 데다 간간이 눈보라가 휘몰아치면서 항공기 이착륙에 지장이 발생하고 있고, 다른 지방 공항 폭설도 결항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충북 청주공항에서도 전날부터 제설작업으로 일부 시간대 활주로가 폐쇄되면서 19편의 출발이 지연됐고 26편이 결항했다.
제주공항 출발편 잇단 결항
(제주= 박지호 기자 = 7일 제주공항에 강풍경보와 급변풍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다른 지방 폭설 영향으로 항공편들이 잇따라 결항하고 있다. 이날 오전 제주공항 출발층 제주항공 결항승객 전용카운터가 붐비고 있다. 2025.2.7
많은 눈에 도로가 통제되고 풍랑 특보로 바닷길 곳곳에도 배 운항이 멈췄다.
서해 먼바다와 서해남부 앞바다, 동해 먼바다 등에 풍랑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진도∼제주, 군산∼어청, 인천∼백령 등 73개 항로·여객선 93척의 운항이 멈췄다.
도로는 충북 3곳, 충남 4곳, 전북 3곳, 전남 5곳, 제주 2곳, 경북 5곳, 경남 5곳 등 27곳이 통제됐다.
◇폭설 고립…눈길에 '미끌' 낙상 사고도
눈길에 미끄러져 시민들이 다치거나 시설물이 떨어지는 등 사고도 잇달았다.
. 7일 오전 9시 8분께 대전 서구 둔산동 15층짜리 오피스텔 건물 옥상에서 양철판 구조물 일부가 도롯가로 떨어지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대전 서구 둔산동 낙하물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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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구조물을 피하려다 차량 3대가 잇따라 추돌하는 사고로 이어지기도 했다.
오전 4시 25분께 전북 군산시 수송동의 한 도로에서는 신호등이 떨어질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들이 안전조치 했다.
강원 지역에서는 폭설에 고립 사고도 발생했다.
전날 오후 10시 31분께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안반대기에서 차량이 고립돼 2명이 구조됐고, 앞서 같은 날 오후 6시 8분께 평창군 미탄면 육백마지기 전망대에서도 4명이 고립됐다가 귀가했다.
6일 오후 6시 13분께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서는 시민 1명이 낙상 사고로 발목을 다쳐 구급대원들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같은 날 오후 8시 50분께 안성시 공도읍 만정리에서도 시민 1명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설국풍경
한종찬 기자 = 극심한 한파에 폭설까지 이어진 7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선착장에 고드름이 매달려 있다. 2025.2.7
충북에서도 간밤에 10명의 시민이 낙상 사고로 크고 작은 상처를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전날 오후 6시 9분께 인천 남동구 간석동 간석고가교에 대형 고드름이 달렸다는 신고 등 다리와 건물 외벽에 대형 고드름이 생겼다는 신고가 전국 곳곳에서 접수돼 소방관들이 얼음을 깨며 제거 작업을 이어갔다.
(백나용 강수환 황정환 박정헌 나보배 강태현 이성민 김솔 정회성 이상서 김호천 최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