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진정호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1% 안팎으로 떨어지며 마감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이례적으로 급등한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 다수 국가에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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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 자료사진]
7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44.23포인트(0.99%) 밀린 44,303.40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7.58포인트(0.95%) 떨어진 6,025.99, 나스닥종합지수는 268.59포인트(1.36%) 급락한 19,523.40에 장을 마쳤다.
미국 소비자들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이례적으로 급등하면서 투매가 촉발됐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올해 2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67.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월 확정치 71.1에서 4.6% 감소했고 시장 예상치 71.1도 밑도는 수치다.
시장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한 부분은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다.
2월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3%로 전월의 3.3% 대비 1%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며 2개월 연속 큰 폭으로 상승한 결과다.
미시간대의 조엔 후 디렉터는 "지난 14년간 1개월 사이에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1%포인트 이상 상승한 사례는 5번뿐"이라며 "현재 수치는 팬데믹 이전 수준 2.3~3.0%를 크게 상회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지표가 발표되자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섰다. 나스닥 지수는 장 중 0.36%까지 오름폭을 늘리다 한 시간 만에 1%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의 이례적 상승으로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한 점도 주가를 짓눌렀다.
오후에 트럼프가 발표한 상호 관세 조치는 시장에 하방 압력을 더하는 재료였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상호 관세에 대해) 회의 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상호 무역이라고 말했지만, 맥락상 상호 관세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입품에 대해 수출국이 미국산에 부과하는 관세율만큼 세금을 매기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특히 자동차를 대상으로 관세를 고려 중이라며 그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소식에 거대기술 기업 위주로 투매가 나왔다.
애플은 2.40%, 마이크로소프트는 1.46% 떨어졌고 테슬라와 알파벳도 3%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아마존은 전날 장 마감 후 발표된 실적이 호조를 보였으나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가 실망감을 주면서 4.05% 밀렸다.
상호 관세 부과 움직임에 전통 산업주와 우량주도 투심 악화를 겪었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엔비디아와 비자, 코카콜라, 셰브론만 강보합을 보였을 뿐 나머지 종목은 모두 하락했다.
업종별로 보면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임의소비재는 2.52% 급락하며 낙폭이 가장 컸다. 재료와 기술, 통신서비스도 1%대 하락률을 찍었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발 최고투자전략가는 "우리는 전통적으로 실망스럽지 않은 기술 또는 '매그니피센트7' 부문에서 몇 가지 실망을 겪었다"며 "우리가 그 그룹에서 벗어나는 일부 전환을 겪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는 방향이 혼재됐다. 신규 고용 수치는 14만3천명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고 전월 대비로도 크게 줄었다. 하지만 실업률은 4.0%로 소폭 하락해 시장에선 고용 현황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클리어브릿지 인베스트먼츠의 제프 슐츠 시장 및 경제전략 책임자는 "1월 일자리 보고서는 합의된 기대치(컨센서스)에 못 미쳤지만, 지난 11월과 12월 지표 수정과 실업률 하락은 노동시장이 더 견고하다는 점을 알려줬다"고 강조했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새로운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이 상당한 만큼 금리 결정에 신중한 행보를 보이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 진전은 느리고 고르지 않았으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다"며 "새로운 정책 제안의 경제적 효과를 고려할 때 불확실성이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닐 카시카리 미국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관세, 이민, 세금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얻을 때까지 그냥 앉아 있을 수 있는 아주 좋은 입장에 있다"며 "연방기금금리(FFR)가 올해 말에 약간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날 장 중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모건스탠리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나이키와 포드는 52주 최저가를 찍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3월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은 마감 무렵 8.5%로 반영됐다. 전날 마감 무렵의 16.0%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04포인트(6.71%) 오른 16.54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