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서대연 기자 = 김민선이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AG)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 질주하고 있다. 2025.2.11

(하얼빈= 설하은 기자 = 절치부심.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을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로 마친 '신빙속여제' 김민선(의정부시청)은 1년 뒤 열릴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는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김민선은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1,000ｍ에서 4위를 기록,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이로써 김민선은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로 대회를 마쳤다.

'2관왕＋전 종목 시상대'라는 목표엔 조금 미치지 못했다.

세계 톱클래스 스프린터 김민선은 주 종목인 여자 500ｍ에서 38초24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열린 여자 팀 스프린트에서도 김민지(화성시청), 이나현(한국체대)과 호흡을 맞춰 금메달을 합작했다.

그에 앞서 열린 100ｍ에서는 이나현에게 불과 0.004초 뒤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지막 날 1,000ｍ에선 4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김민선의 '전 종목 시상대' 꿈은 무산됐다.

(하얼빈= 박동주 기자 =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ｍ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딴 김민선이 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2.9

이번 아시안게임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1년 앞두고 열린 국제종합대회라는 점에서 '올림픽 모의고사'로 여겨졌다. 김민선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자 했다.

2022-2023시즌 36초대 기록을 내며 ISU 월드컵 여자 500ｍ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김민선이었다.

승리욕이 강한 김민선은 안주하지 않았다.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등 메이저 대회가 열리는 2월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즌 초반엔 체력을 비축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줬다.

올림픽 때 최고의 장비를 사용하겠다며 선수에게 생명과도 같은 스케이트도 교체했고, 그 과정에서 원래 스케이트와 새 스케이트를 오가는 혼란의 시기를 겪기도 했다.

(하얼빈= 박동주 기자 = 9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스프린트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김민지(왼쪽부터), 이나현, 김민선이 시상대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2.9

그러면서 2023-2024시즌 좀처럼 만족할 만한 기록을 내지 못하며 주춤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국제훈련팀 '팀 골드'에 합류해 외국 코치, 선수들과 훈련하며 절치부심했다.

컨디션 관리 방식, 스케이트 교체, 새로운 팀 훈련 참여 등으로 과도기를 겪은 김민선은 올 시즌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 500ｍ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다.

여자 500ｍ 세계랭킹도 11위로 내려갔다.

불안감이 커지는 건 당연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출전하는 국제종합대회인 아시안게임에서는 주 종목 500ｍ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다짐했고 결국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가장 환하게 웃었다.

또 빠른 스타트로 첫 100ｍ 구간도 만족할 만한 기록을 낸 김민선은 "이렇게 탔으면 전날 100ｍ도 금메달이었을 것"이라며 아쉬운 마음을 털어내고 활짝 웃었다.

(하얼빈= 서대연 기자 = 김민선이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AG)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 질주하고 있다. 2025.2.11

다만 마지막 날 열린 1,000ｍ에서 한끗 차이로 시상대에 오르지 못하며 마냥 웃으며 대회를 마치진 못했다.

김민선은 "완전 불만족스러운 경기는 아니었지만, 다른 선수들이 잘 탄 것 같다. 결론적으로는 내가 부족했다"며 "결국 500ｍ를 잘 타야지만 1,000ｍ도 잘 탈 수 있겠다는 확신을 주는 경기가 됐다"고 평했다.

이번 대회 퍼포먼스에 대해 스스로 '80점'을 매긴 김민선은 "아쉬움은 있지만 목표했던 500ｍ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갈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고민이 많다.

김민선은 "팀 골드 훈련을 어떻게 진행할지는 일단 시즌이 끝난 뒤 결정해야 할 부분일 것 같다"면서도 "솔직히 1,000ｍ를 더 잘 타고 싶은 생각에 팀 골드 훈련을 시작했는데, 오늘 결과를 보면서 좀 더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올림픽 전초전인 만큼 최선을 다해 준비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훨씬 많았다"며 대회를 곱씹은 김민선은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힘든 와중이었지만 멘털에서 한 단계 더 성숙해질 수 있었다. 올림픽을 위한 더 좋은 발판이 될 것"이라며 소득을 얻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