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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식에서 악수하는 트럼프와 젤렌스키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 신창용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러시아와 접촉에 나서면서 종전을 위한 협상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을 통한 전폭적인 우크라이나 지원만을 고수한 조 바이든 전 정부와 달리 트럼프 정부는 전쟁 당사국들을 협상장에 불러내 전쟁을 끝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가 곧 우크라이나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또 켈로그 특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이번 주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켈로그 특사는 14∼16일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한 뒤 다른 유럽 주요 국가를 거쳐 오는 20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것으로 점쳐진다.
'종전안 설계자'인 켈로그 특사는 이번 일정을 통해 다각적으로 정보를 수집한 뒤 전쟁 종식을 위한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맞물려 트럼프 행정부 측 인사들과 우크라이나의 접촉도 활발해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주 뮌헨 안보회의가 열리기 전 트럼프 팀의 몇몇 중요한 인사가 우크라이나에 올 것"이라고 전날 밝혔다. 누가 방문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뮌헨 안보회의에도 참석, 14일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만난다고 AFP 통신에 전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와도 여러 채널을 통해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린 트레이시 주러시아 미국대사가 이날 러시아 외무부 청사에서 만났다.
러시아 측은 예정된 만남이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으나 전쟁 종식을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적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놓고 통화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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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핀란드에서 마주한 트럼프와 푸틴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을 위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지만 그 과정이 순탄할지는 미지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뮌헨 안보회의에서 미국 대표단은 유럽 동맹국에 미국산 무기를 구매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라고 압박할 계획을 갖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의 부담을 유럽이 떠안게 하면서도 미국의 방위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다.
켈로그 특사는 로이터의 관련 질의에 즉답을 피했으나 "미국은 미국산 무기를 파는 것을 언제나 좋아한다. 미국 경제를 강하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러시아 병합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우크라이나산 희토류 거래를 노골적으로 압박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희토류와 석유, 가스 등 매우 가치 있는 땅을 가지고 있고, 수천억 달러를 쓴 우리는 그 돈을 안전하게 지키기를 원한다"며 "그들은 협상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들은 언젠가 러시아가 될 수도,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협상 테이블로 나오라고 압박하는 동시에 러시아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러시아 측도 곧바로 호응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의 상당 부분이 러시아가 되고 싶어 하거나 이미 합류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는 명백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의 신속한 종식을 원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확고한 안보 보장 없이는 어떠한 협상에도 응할 수 없다고 강조해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위한 진정한 평화와 효과적인 안보 보장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