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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북부 첫 야전병원·보호소 속속 개설
기사 작성일 : 2025-02-12 20:00:58

가자지구로 들어오는 구호물품 트럭


[AP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제네바= 안희 특파원 = 1년 5개월 만에 포성이 멈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국제사회가 황폐해진 시설을 복구하고 주민들이 겪어온 인도적 위기를 해소하려는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적업무조정실(OCHA)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적십자사는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운영하던 야전병원을 가자지구 북부의 가자시티로 옮기고 곧 가동에 들어간다.

가자시티를 비롯한 북부 지역은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전쟁을 개시한 이후 가장 먼저 공습을 받았다.

장시간 교전으로 곳곳이 쑥대밭이 된 가자지구 북부는 사실상 의료 기능을 상실한 지역인데 이번에 처음으로 야전병원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OCHA는 "가자지구 북부 최초로 들어서는 야전 병원에서는 각종 수술과 신생아 치료, 중환자실 사용, 응급의료 서비스, 산부인과 진료 등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유엔은 가자지구 주민 대다수가 심각한 식량 위기를 겪는 점을 고려해 영양실조 검사소 42곳을 최근 추가 개설했다. 이를 포함해 가자지구 전체에 204개의 검사소를 두고 산모와 어린이 등 식량 위기의 영향이 가장 큰 주민을 우선 검사한다.

국제 구호기구들은 구호품 반입량을 늘리는 동시에 제빵소와 조리시설도 가동 중이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전란 속에 자주 문을 닫던 제빵소 22곳의 운영을 돕고 있으며 매일 조리된 식사 78만끼를 주민에게 제공 중이라고 밝혔다.

주민에게 생필품 등을 구매할 수 있게 돈을 주는 현금 지원 프로그램 대상자도 휴전 이전 1만5천791 가구에서 3만 가구까지 늘리겠다고 OCHA는 전했다.

여성·아동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보호소 4곳도 새로 개설됐다. 이들에게 위생 키트를 제공하고 정신·심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OCHA는 덧붙였다.

그러나 주민의 정상적 생활이 가능해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유엔의 진단이다.

OCHA는 "가자지구 내 병상수는 전쟁 전 3천500개에서 1천900개로 감소했다"며 "여전히 국외 의료기관으로 신속히 대피해 치료해야 할 환자가 1만2천여명 이상"이라고 말했다.

또 "전체 가옥 중 92%가 파괴 또는 손상됐고 임시 대피소마저 상당수가 부서진 상황"이라며 "주거지 보호 및 의료 지원과 더불어 주민의 안전한 이동을 보장하고 위생 여건을 개선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휴전을 계기로 지역 복구 사업이 재개되자 부서진 건물 잔해에 깔렸던 시신도 새로 수습되고 있다.

OCHA는 그동안 접근이 불가능했던 곳에서 휴전 개시일인 지난달 19일 이후 이날까지 시신 613구가 새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1년 5개월간의 전쟁 중 숨진 팔레스타인인 수는 4만8천219명이다. 여기에는 폐허 속에 미처 시신을 찾지 못한 사망자 수는 포함돼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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