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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카나주, 이탈리아서 조력자살 첫 법제화
기사 작성일 : 2025-02-12 20:00:59

병 간호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로마=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주가 20개 주 중 최초로 조력자살을 법제화했다.

12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라레푸블리카에 따르면 토스카나주 의회는 전날 조력자살 절차를 규정하는 법안을 찬성 27표, 반대 13표로 가결했다.

이 법은 의료 윤리 위원회가 환자의 조력자살 요청을 30일 이내에 검토하고 승인이 나면 10일 이내에 지역 보건 당국이 필요한 약물과 의료진을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모든 의료진은 개인적인 신념에 따라 조력자살 지원을 거부할 권리를 가진다.

가톨릭 본산인 이탈리아에서 조력자살을 법제화한 지역은 토스카나주가 처음이다.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1930년 도입된 형법 조항에 따라 타인의 극단적 선택을 돕거나 방조할 경우 12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한다.

하지만 2019년 헌법재판소가 생명 유지 치료를 받고 있으며, 돌이킬 수 없는 질병과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는 경우, 그리고 자유롭고 의식적으로 결정할 능력이 있는 환자에 한해 조력자살을 돕는 행위가 항상 범죄는 아니라는 취지로 판단하면서 조건부 합법화의 길을 열었다.

헌재는 의회의 입법적 대응을 촉구했지만 좌·우파 정당 간 입장이 첨예하게 갈려 후속 입법 논의는 진전되지 못했고 아직도 국가 차원에서 조력자살을 명확히 규정한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에우제니오 지아니 토스카나 주지사는 "이 법은 단순히 객관적인 절차를 정리한 것"이라며 "국가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강경 우파 성향의 이탈리아 정부는 조력자살과 안락사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토스카나주의 이번 조치에 대해 중앙 정부가 지방 정부의 권한을 넘어섰다고 판단할 경우 헌재에 권한쟁의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라레푸블리카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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