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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마장굴·해안목장 유적지 신천목장에 리조트 개발 논란
기사 작성일 : 2025-02-13 11:00:17

감귤 껍질 말리는 제주 신천목장 풍경


[ 자료 사진]

(제주= 고성식 기자 = 제주에서 유일한 해안가 천연용암동굴이 자리잡은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목장에 리조트를 짓는 사업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시트러스PFV는 2028년 연말까지 신천목장 12만981㎡에 189실의 휴양리조트와 아트갤러리, 식물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을 계획, 제주도의 전략환경영향평가 검토 보고를 마쳤다.

이어 조만간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를 거치고 협의 완료 이후 환경영향평가와 교통·재해·경관심의 등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사업자는 2026∼2027년께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2일 성명을 내 "휴양리조트 등이 들어서면 하루 312t의 오수량이 발생하는데 사업자는 주민 반발을 우려해 거짓으로 주민들에게 제주도와 하수 처리 관련 협의가 완료됐다고 했고 거짓 전략환경영향평가서까지 만들어 제주도에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또 "사업부지 한가운데를 천연동굴인 마장굴이 관통하지만, 이를 아랑곳 하지 않은 채 개발사업이 계획됐다"고 비판했다.

신천목장은 300년 역사를 간직한 제주 유일의 해안 목장 유적이다.

조선 정조(1776∼1800년 재위)때는 관리자를 두고 소를 키워 조정에 진상할 말들을 보내기 전에 머물게 하는 국영목장으로 활용됐다.

1776년에 제작된 제주삼현도에는 천미장(川尾場)으로, 1872년 제주삼읍지도에는 우장(牛場)으로 표기됐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마을 공동목장으로 전환됐고, 현대에는 감귤껍질(귤피)을 말리는 장소로 이용돼 제주만의 진풍경을 연출한다. 제주올레 3코스 일부이기도 하다.

특히 신천목장 아래로 용암동굴인 마장굴이 서남쪽 일주도로와 맞닿은 지점부터 해안까지 목장 한가운데를 관통해 있다. 총연장 600m의 마장굴은 용암동굴 중 유일하게 해안가로 입구가 형성돼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도는 조만간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협의절차를 진행할 방침인데 협의가 완료되면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신천리 목장과 나란히 붙어있는 바로 옆 신풍목장도 온천개발을 목적으로 사업계획단계에 있어 이마저도 개발된다면 제주도 해안가에 있는 유일한 공동목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감귤 껍질 말리는 신천목장 풍경


[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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