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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푸틴 통화에 러 루블화 급등…'한국차 복귀' 기대도(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2-14 00:00:58

러시아 환전소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그]

(모스크바= 최인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화 통화했다는 소식에 우크라이나 종전 기대가 커지면서 러시아 루블화 가치와 증시가 급등했다.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중 모스크바 거래소(MOEX)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2.8% 높은 3289.64포인트까지 올라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MOEX 지수가 3200포인트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거래 첫 두 시간 동안 거래량은 410억루블(약 6천503억원)을 넘어섰다.

이날 오전 9시까지 MOEX 지수의 러시아 시장 시가 총액은 전날보다 5천억루블(약 7조9천300억원) 늘어 7조500억루블(약 111조8천130억원)에 달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 최대 은행 스베르은행, 액화천연가스(LNG) 기업 노바텍 등 서방의 제재를 받는 기업이 상승을 주도했다.

루블화도 강세를 보였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장외시장에서 환율이 달러당 90.80루블을 기록,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높았다고 보도했다.

또 이날 오전 환율이 잠시 달러당 89.90루블까지 낮아지기도 했다면서 이는 지난해 9월 11일 이후 달러 대비 루블 가치로 최고치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을 벌이기 전 환율은 달러당 75∼80루블 정도였지만,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루블화 가치는 폭락했다. 지난해 가을 달러당 120루블로 떨어지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하면서 지정학적 불안이 해소되고 러시아에 부과된 각종 제재가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

아나톨리 악사코프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금융시장위원장은 이날 뉴스.루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점진적으로 해제될 것"이라며 "미국이 해제하기 시작하면 유럽은 제재가 자신들에게 불리했던 만큼 이를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재가 해제되면 러시아 시장을 떠났던 글로벌 기업들이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 사업을 중단한 현대차,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기업도 동향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12월 매각된 러시아 현대차 공장


[타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에 따르면 자동차 딜러 업체 메이저의 공동창업자 미하일 바흐티아로프는 이날 포오토(ForAuto)2025 행사에서 미국과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 일본의 자동차 브랜드가 연내 러시아 시장에 복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바흐티아로프는 "연내 우리 시장에서 게임의 규칙을 바꿀 수 있는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미국이 자국에 종속된 국가인 한국과 일본에 (러시아 시장 복귀를) 직접 지시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현대차의 경우 2023년 12월 러시아 업체 아트파이낸스에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지분 100%를 1만루블(당시 약 14만원) 매각했지만, 2년 내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을 걸었다. 이 옵션은 올해 12월까지 실행해야 한다.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러시아 투자회사 치프라 브로케르의 분석가 오바네스 오가니샨은 코메르산트에 "투자자들은 이러한 시나리오를 꿈꿔왔지만 실제로 일어날 것으로 믿지는 않았다"면서도 "완전한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T뱅크의 소피아 도네츠는 "이 문제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최상의 시나리오가 실현되더라도 어려운 여정이 있을 것이므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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