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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배운 한 풀어달라"…고인이 남긴 아름다운 유산, 장학금으로
기사 작성일 : 2025-02-14 17:00:33

장학금 전달식


[부안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안= 정경재 기자 = 한평생 일군 소박한 땅을 지역 학생들을 위한 유산으로 남긴 독지가의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주인공은 전북 부안군 하서면 문수마을의 고(故) 김금례(향년 87세)옹.

14일 부안군에 따르면 1937년 태어난 고인은 형편상 제대로 된 배움을 받지 못 해 평생을 무학자(無學者)로 살았다.

그는 넉넉지 않은 현실에도 누군가 돈이 없어 배우지 못한다는 사연을 들을 때마다 자기 일처럼 아파하면서 도움 줄 방법을 찾았다.

고인은 생명의 불이 꺼져가는 상황에서 "못 배운 한을 풀어달라"며 자신이 평생 일군 땅을 팔아 달라고 가족에게 부탁했다.

약 200평의 자그마한 토지여서 값어치는 크지 않지만, 매매금 중 300만원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주고 나머지로는 장례를 치러달라는 유언도 함께 했다.

후손들은 지난 여름 고인의 사후 그 유지를 기꺼이 받들었다.

고인의 땅을 정리한 후손들은 지난 13일 부안군이 주최한 하서면 군민과의 희망소통대화 자리에서 이러한 사연을 밝히고 장학금을 전달했다.

장학금 기부 증서를 받은 친동서 박선녀 씨와 손자 송진우 씨는 "배움의 유무와 상관 없이 항상 기품 있던 분이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권익현 부안군수는 이에 "고인의 높은 뜻을 받들어 소중한 장학금을 값지고 뜻깊게 사용하겠다"고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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