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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사우디에서"…트럼프, 푸틴과 회담장소로 왜 사우디 거론했나
기사 작성일 : 2025-02-14 17:00:59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타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혜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종전 논의를 위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회담 장소로 사우디아라비아를 꼽으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과 관련, "우리는 아마도 사우디에서 처음 만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사우디에서 만날 예정이고, 우리가 어떤 일을 이룰 수 있을지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단 사우디가 회담지로 거론된 데에는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 푸틴 대통령과 모두 가까운 관계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 첫 해외 순방국으로 사우디를 택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왔다. 2018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피살된 배후로 사우디가 지목됐을 때조차 빈 살만 왕세자를 감싸 논란이 일기도 했다. 빈 살만 왕세자 역시 이에 호응해 대규모 무기 계약을 체결하고 사우디 국부펀드를 통한 투자를 진행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 보따리'를 잇따라 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취임 후 첫 외국 정상과의 통화도 빈 살만 왕세자와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빈 살만 왕세자와 소통하며 협력을 이어왔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전례 없는 경제 제재에 직면한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원유 감산에 한목소리를 내며 밀착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왕세자를 잘 안다"며 자신과 푸틴 대통령, 빈 살만 왕세자의 관계를 언급한 뒤 "그곳(사우디)은 매우 좋은 곳"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좌)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사우디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재자로서 존재감을 보인 것 역시 회담지로 선정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사우디는 2022년 9월 우크라이나에서 전투 중 러시아에 붙잡힌 외국인 포로 10명이 석방되는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했다.

2023년 5월에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전쟁 종식 논의를 위한 평화회의를 약 40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공동 주최했다.

이 밖에 지난해 8월 서방국과 러시아가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수감자 맞교환을 진행하고, 지난 12일 러시아가 구금하던 미국인 교사를 석방한 데에도 사우디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중동의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으로, 아랍권을 대표하는 '맏형'으로 평가된다.

특히 빈 살만 왕세자는 최근 국제 문제에 대한 개입을 확대하며 사우디의 외교적 입지를 다지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3일 "사우디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지렛대 삼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자로 점점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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