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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EPL 중계 보면 톱스타 손흥민 있는 줄도 모른다
기사 작성일 : 2025-02-11 18:01:02


프리미어리그 톱스타 손흥민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황철환 기자 =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등 해외 축구 경기를 방영하면서 한국인 선수가 소속된 구단의 경기를 정치적으로 배제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에 따르면 조선중앙TV는 통상 오후 5시 뉴스가 시작되기 전 1∼2시간 동안 스포츠 경기를 방영하고 있다.

특히 축구경기를 내보내는 경우가 잦으며, 전체 90분 경기를 60분 분량으로 편집해 송출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38노스는 2022년 4월부터 2025년 1월까지의 조선중앙TV 편성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2년에는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축구) 리그 경기가 방영된 반면, 2023년부터는 EPL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만 방영되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방영되는 경기는 전체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몇 달씩 지연 송출되고 전했다.

38노스는 "EPL 한 시즌은 통상 380경기로 이뤄지는데 2023-2024 시즌에는 21경기만 (북한에서) 방영됐다"면서 "브렌트퍼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에버튼, 스퍼스, 울브스는 아예 한 번도 방송되지 않았는데, 이 중 3개 구단에 한국인 선수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연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조선중앙TV의 20세 이하(U-20) 여자 아시안컵 중계 [ 자료사진. 조선중앙TV 화면]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스),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등이 맹활약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작년 7월부터 11월 사이 UCL 2023-2024 시즌 경기 대부분을 방송하면서도 한국 국적의 이강인 선수가 소속된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 생제르맹(PSG)의 경기는 단 한 차례만 내보냈다고 38노스는 지적했다.

당시 유일하게 방송된 PSG 경기는 준결승에서 독일 프로축구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패배한 것이었다고 한다.

한편 북한은 작년 9월 콜롬비아에서 열린 2024 FIFA U-20 여자 월드컵에서 자국팀이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일궈냈을 때는 불과 13.5시간 만에 국내에서 해당 경기를 방송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38노스는 덧붙였다.

38노스는 "국제 스포츠 보도는 (북한) 국영 TV가 노골적이거나 숨겨진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지 않는 몇 안 되는 순간이지만, 정치가 관여하지 않는 건 아니다"면서 "어떤 팀과 선수가 방송될지는 정치적으로 선택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2년 월드컵의 경우 한국은 탈락할 때까지 나오지 않았고, 2023년 아시안 게임 여자축구에서 북한 TV는 한국을 '괴뢰'라고 표시했다"면서 "당시 북한은 결승에서 일본에 4대 1로 패했는데 이건 '스포츠의 신'이 내린 벌이었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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