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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는 장애가 되지 않았다…'한국의 호킹들' 빛나는 입학·졸업
기사 작성일 : 2025-02-19 08:00:30

"한국의 호킹들, 축하합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병원 중강당에서 신경근육계 희귀 난치질환 환자 8명의 대학 입학과 졸업을 축하하는 '한국의 호킹들, 축하합니다' 행사를 열었다. 2025.2.18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최원정 기자 = 희소 질환을 앓는 학생들이 사지마비와 호흡장애를 딛고 대학 입학과 졸업을 맞이했다. 이들과 치료를 통해 교감하면서 역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탠 병원 측은 학생들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는 행사를 열었다.

19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병원 호흡재활센터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병원 중강당에서 신경근육계 희귀 난치질환 환자 8명의 대학 입학과 졸업을 축하하는 '한국의 호킹들, 축하합니다' 행사를 열었다.

병원은 루게릭병으로 온몸이 마비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세계적 석학으로 족적을 남긴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이름에서 딴 이 행사를 2012년부터 올해까지 11회째 이어오고 있다.

이날은 희귀 난치질환을 앓으면서도 학업의 끈을 놓지 않은 대학 입학생 4명과 졸업생 4명이 축하를 받았다. 호흡재활센터 홍보대사인 배우 김석훈씨 등 120여명이 참석해 격려했다.

온몸의 근육이 천천히 마비되는 근이영양증 진단을 받은 입학생 대표 이지성(21)씨는 오는 3월 부산대 사회학과에 진학한다.

이씨는 "꾸준한 노력과 의료진 선생님의 도움이 결실을 맺어 일상과 학업을 이어갈 만큼의 컨디션을 되찾게 됐다"며 "미래에 우리 근육병 환우들을 도울 정책을 고안하겠다는 목표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근육질환을 이겨내고 오산대에 재학 중인 김민수(20)씨의 어머니 이명자씨도 "교수님께서 열어주신 사랑과 희망의 길을 졸업생과 신입생들이 힘차게 걸어가고 저희 부모들도 든든한 지원군으로서 함께 하겠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강성웅 전 호흡재활센터 소장(재활의학과 교수)의 은퇴식도 함께 치러졌다. 강 교수는 근육질환자의 호흡근육을 살려 스스로 호흡을 가능케 하는 '호흡재활치료'를 2000년 국내에 처음 도입한 선구자다.

강 교수는 "호흡재활치료 전에는 인공호흡기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제한된 삶을 살았던 환자들이 치료를 통해 학업이 가능하게 됐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대학 입학과 졸업하기까지 이르렀다"며 "많은 분의 따뜻한 후원과 환자 및 가족분들의 굳센 의지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돌아봤다.

이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환우들의 이야기가 신경근육계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을 향한 선입견과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우리 사회의 막힌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최원아 호흡재활센터 소장은 "30여년 동안 환자들을 위해 헌신해오신 교수님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학을 입학하고 졸업하는 환자들 모두가 존경스럽다"며 "호흡하기 힘든 순간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환우들의 이야기가 선입견을 바꾸고 우리 사회의 막힌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의 호킹들, 축하합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병원 중강당에서 신경근육계 희귀 난치질환 환자 8명의 대학 입학과 졸업을 축하하는 '한국의 호킹들, 축하합니다' 행사를 열었다. 2025.2.18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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