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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사 만난 젤렌스키 비서실장…우크라전 中 중재 탄력받나
기사 작성일 : 2024-03-15 11:00:57

인교준 기자 = 중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론이 탄력을 받는 양상이다.

리후이 중국 정부 유라시아 사무 특별대표가 작년 5월에 이어 지난 2∼12일 우크라이나·폴란드·프랑스·독일·유럽연합(EU)·러시아를 방문하는 2차 셔틀 외교를 한 뒤 우크라이나가 '반응'하고 있어서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이하 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이 현지 판샤오룽 중국 대사와 만났다고 보도했다.


판샤오룽 중국 대사와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


[홍콩 SCMP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의 만남은 리후이 대표가 중재안을 들고 전쟁 당사국 및 관련국 순방을 마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예르마크 실장과 판 대사는 2차 셔틀 외교를 통한 리후이 대표의 중재 결과물을 검토하고 나서 추가 협력 영역에 대해 논의했다고 SCMP는 전했다.

이 자리에서 예르마크 실장이 우크라이나 평화 달성을 위한 중국의 관심에 감사를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둘의 회동에서 나눈 대화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 방안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지난 1월 스위스는 자국에서 평화 정상회의를 열자고 제안했고 우크라이나가 동의했으나, 현재로선 러시아 참여 여부는 물론 회담 개최일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외교가에선 중국이 강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러시아의 입장 변화를 끌어내야 이른 시일 내에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가 열릴 것으로 본다. 스위스는 늦어도 여름까지 개최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물론 관련국 입장이 달라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대체적인 관측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8일 튀르키예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동맹국들과 논의하고 합의가 이뤄진 뒤 다음 회담에 러시아 대표단이 초대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선(先) 동맹 합의·후(後) 러시아 참여' 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는 서방 국가들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수출 중단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고, EU는 러시아의 '선 우크라이나 철군'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EU는 중국이 러시아 편에 기울었다는 시각이다.

이에 리후이 대표는 독일과 프랑스 순방 중에 "중국은 모든 당사국이 동등하게 참여하는 평화회의를 적시에 개최하는 걸 지원하기 위해 독일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가능한 한 빨리 휴전에 합의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주목됐다고 SCMP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4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리후이 특별대표 명의로 '우크라이나 종전까지 공감대를 모아 평화 회담을 위한 도로와 다리를 놓는다'라는 제목으로 기고문이 실려 눈길을 끈다.

그는 기고문에서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에서의 휴전 공감대를 형성하고,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식량·핵 안보 위기를 차단해야 하며, 우크라이나전이 자칫 냉전으로 이어지는 걸 막기 위한 사슬 끊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TV 제공]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은 스스로 중재자로 규정하고 나름의 중재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두차례 만난 데 이어 작년 4월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는가 하면 작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에 12개 항의 중재안을 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직접 대화 재개와 휴전 모색, 핵무기 사용·사용 위협 금지,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산 석유 금수 등 러시아 제재 중단 방안이 포함됐다.

그러나 서방에선 중국이 중립을 표방하면서도 지금까지도 침략국인 러시아에 대해 단 한 차례도 공개적인 비판을 하지 않은 점을 들어 러시아 편들기에 주력한다고 비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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