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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총장 자율 모집 건의에 충북의대 교수들 냉담
기사 작성일 : 2024-04-19 16:01:19

(청주= 천경환 기자 = 6개 국립대 총장이 정부 의대 증원 방침과 관련해 신입생을 자율 모집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했지만, 충북대 의대 교수들은 이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창섭 총장이 의사 결정 과정에서 교육 당사자인 의대 교수들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는 '불통'의 모습을 고집하고 있을뿐 아니라, 특정 언론 인터뷰에서 200명 증원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가 갑자기 100명 증원으로 돌아서는 등 말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고창섭 총장 사퇴 촉구 현수막


[독자 제공]

정부 관계자들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의대 신입생 자율 모집 허용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충북대 등 6개 국립대 총장은 내년도 대학 입학 전형 때 증원된 의과대학 정원을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

건의가 받아들여지면 충북대의 경우 기존 증원 규모 200명에서 절반인 100명 수준으로 줄어들 기능성이 높다.

의대생을 늘릴 필요는 있지만 실습 시설 확충, 교수 충원 문제 등으로 일시적 대규모 증원을 반대해온 의대 교수들 입장에선 긍정적 신호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충북의대 교수들은 신입생 모집 방침 결정은 합의 없이 이뤄진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충북대 의대의 한 교수는 "고 총장이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200명으로 늘려도 충분한 교육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해놓고 왜 또 말을 바꾸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교수들과 소통 자체를 안 하니 앞으로 어떤 식으로 모집할지 예상도 안 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의대 교수는 "정원 배정 발표 이후 몇주 지나 보니 총장도 우리 대학 교육 여건이 200명을 수용하기엔 열악하다는 것을 파악했을 것"이라며 "교수들을 달래기 위한 일종의 회유책인 건지 스스로 최선을 다했다는 걸 보여주려는 면피용 행동인 건지 의도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충북대의대 학장단 학칙 개정 반발 기자회견


[ 자료사진]

그간 고 총장이 학내 구성원들과 소통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날 충북대학교 의대 학장단은 이 학교 의대 건물 1층 첨단강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당할 수 없는 증원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 학장단 전원이 보직에서 사퇴하고 학생들 또한 수업을 거부하는 등 의대 교육이 파행을 맞고 있지만 대학 측은 23일 교무회의를 계획하는 등 학칙 개정 절차를 밟고 있다"며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현재 학내 곳곳에는 고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 충북대학교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다만 고 총장은 오는 22일 오후에 예정된 충북대병원·의대 비상대책위원회의 임시총회에 참석해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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