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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으로 명도집행 막은 사랑제일교회 신도들, 항소심서 감형
기사 작성일 : 2024-04-23 15:00:44

사랑제일교회 강제집행 무산 (CG)


[TV 제공]

김정진 기자 = 2020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명도집행을 막는 과정에서 화염병, 쇠 파이프 등을 동원했다가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신도들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1-2부(김형석 윤웅기 이헌숙 부장판사)는 23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랑제일교회 신도 18명의 원심을 모두 파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계속 부인한 박모(57)씨는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4년의 실형이 선고됐지만 나머지 17명은 감형되거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각 징역 3년을 선고받았던 박모(28)씨 등 2명은 징역 2년, 징역 4년과 2년을 각각 선고받았던 한모(56)씨와 이모(54)씨는 징역 1년 6개월, 각 징역 2년을 선고받았던 정모(56)씨 등 3명은 징역 1년 6개월로 감형됐다.

이모(47)씨 등 10명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받았던 김모(71)씨에겐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영상에서 쇠 파이프를 소지한 사람이 피고인과 동일한 사람이라는 것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사랑제일교회 측에서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지급해 합의한 점, 일부 집행보조자들이 사건 당시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에 대항해 돌·소화기 등을 던지는 행위를 해 형사재판을 받는 것으로 보이는 점, 가족과 지인들이 여러 차례 탄원서를 제출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 대부분이 목사, 전도사 등으로 우리 사회 공동체를 정신적·영적으로 이끌어간다고 여겨지는 종교인임에도 화염병·화염방사기·쇠 파이프를 들고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싸움을 벌이고 피해자를 폭행했다"며 "이는 종교적 가르침에도 어긋나고 목회자들에 대한 존경과 믿음을 상실하게 해 우리 사회에도 커다란 상처를 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 앞서 5분에 걸쳐 피고인들을 향해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법원의 판결도 강제집행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여러분들이 보시기에는 부당하다 느낄 수 있고 실제로 부당한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몸으로 막을 것이 아니라 법에서 정한 불복 절차에 따라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며 "그것이 법치국가에서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부디 형 집행을 마친 후에라도 예수님의 입장에서 무엇이 옳은 것인지 스스로 깊게 생각하고 행동하며 국가와 사회에 선한 영향을 주는 참된 종교인이 되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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