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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 '대만독립분자 사형'에 "민주, 범죄아냐…전제가 죄악"(종합)
기사 작성일 : 2024-06-24 17:00:59

라이칭더 대만 총통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징= 정성조 특파원 =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중국 당국이 지난 21일 분리 독립을 시도·선동하는 '완고한 대만 독립분자'에 최고 사형의 처벌을 가하겠다는 지침을 발표한 것을 정면 비판하며 대만 여야에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24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이날 이른바 '총통견제법'에 대한 헌법재판 촉구를 위한 특별담화 과정에서 중국 당국 조치와 관련, "민주(주의)는 범죄가 아니고 전제(專制·독재와 유사어)야말로 죄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라이 총통은 "중국은 대만 인민을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이 없고, 대만 인민 주장만 가지고 국경을 넘어 대만 인민을 소추(追訴)할 권한은 더욱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중국 의견에 따르면 통일에 찬성하지 않는 것이 곧 대만 독립인데, 바꿔 말하면 '대만파'든 '중화민국(대만의 국호)파'든 '중화민국 대만'파든 중국의 눈에는 모두 대만 독립인 것"이라며 "조야(朝野·여야)가 함께 이 문제에 대응하고, 모두 단결·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최고인민법원(대법원 격)·최고인민검찰원(대검찰청 격)·공안부·국가안전부·법무부는 지난 21일 공동으로 발표한 지침에서 "중국 법원·검찰·안보 기구들이 나라를 쪼개고 분리 독립 범죄를 선동한 완고한 대만 독립분자들을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해야 하며 국가 주권·단합·영토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2005년 3월 천수이볜 당시 대만 총통이 중국으로부터 독립운동을 주도할 가능성에 대비해 제정한 반분열국가법 등 기존 법규를 더 구체화한 것으로, 중국 공안부 측은 "분리 독립 범죄의 최대 처벌은 사형"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 법원이 대만 지역에 사법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일각에선 '친미·반중' 성향 라이칭더 총통에 대한 최근 중국 당국 '압박'의 연장선에 있는 발표라는 관측도 나왔다.

한편, 라이 총통은 이날 대만 '여소야대' 의회의 '총통견제법' 통과에 반발해 헌법재판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만 입법원은 지난달 28일 재적 103명 가운데 58명 찬성으로 의회개혁법(이른바 '총통견제법')을 가결했다. '친미·반중' 성향 라이 총통 취임 8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이 법은 그간 선택사항이던 총통의 의회 국정연설을 의무화하고 총통이 입법위원(국회의원)의 질문에 답변토록 했다.

또 입법위원에게 기밀문서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고 공무원이나 민간인을 공청회에 소환할 수 있도록 해 입법원의 수사적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도 담았다. 의회의 국방비 등 예산 통제권도 커졌다.

라이 총통은 지난 1월 대만 총통 선거(대선)에서 승리했으나 그가 소속된 민주진보당(민진당)은 같은 날 치러진 입법위원 선거(총선)에서 전체 113석 중 5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중국에 유화적인 제1야당 국민당은 총선에서 52석을 확보했고, 제2야당 민중당이 8석으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여소야대 상황이다.

대만의 헌법재판은 15명의 대법관으로 이뤄진 사법원의 헌법법정이 담당한다.

국가기관 간 권한 다툼이나 총통·부총통 탄핵, 정당 해산 등 한국 헌법재판소와 유사한 기능을 담당하고, 법령에 대한 통일된 해석 기준을 제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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