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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서 '식당 업주명 공개' 놓고 무슬림 차별 논란…대법까지 개입
기사 작성일 : 2024-07-23 16:00:58

2019년 칸와르 야트라 참가자들이 갠지스강 행사에 참석한 모습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델리= 유창엽 특파원 = 인도의 일부 주에서 식당 업주 이름 외부 공개를 둘러싸고 '무슬림 차별' 논란이 불거져 대법원까지 개입하는 일이 발생했다.

23일(현지시간) 인도 매체와 BBC뉴스 등에 따르면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우타라칸드주, 중부 마디아프라데시주 당국은 최근 길거리 식당 간판에 업주 이름을 명시하도록 명령했다.

고기와 술을 멀리하며 해당 지역을 순례하는 힌두교도들이 식당 이용에 혼동을 겪지 않게 하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당국 설명이다.

인도에서는 전날부터 '칸와르 야트라'(Kanwar Yatra)라고 불리는 힌두교 순례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행사에는 시바신 숭배자 수백만 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수 주 동안 지속되는 행사 기간 맨발로 걸어 힌두교 성지로 불리는 갠지스강까지 간 후 강물을 길어 시바신 사찰에 바친다. 이들은 이동 과정에서 길거리 식당도 이용하게 된다

주 당국의 이번 조치가 공개되자 야권과 일부 시민단체 등은 강하게 반발했다.

해당 조치가 사실상 무슬림 소유 식당을 타깃으로 한 것으로 해당 업주의 생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슬림과 힌두교도는 대체로 이름에서 구분이 되기 때문에 업주 명이 공개될 경우 무슬림 소유 식당은 힌두교도들에 의해 기피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야당 사마지와디당 총재인 아킬레시 야다브는 로이터통신에 "그러한 (주 당국의) 조치는 평화롭고 조화로운 분위기를 망치려는 사회적 범죄"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회원 등은 해당 조치가 무슬림 차별을 부추길 수 있다며 대법원에 탄원을 냈고 대법원은 전날 해당 조치에 대해 일시 중단을 명령했다.

대법원은 해당 명령과 함께 길거리 식당들이 메뉴에 대해 채식 여부는 밝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 인구 14억명 가운데 80%는 힌두교도이고 2억명가량은 무슬림이다. 인도 연방정부는 2014년부터 힌두 국수주의 성향이 강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끌고 있고, 우타르프라데시와 우타라칸드주 정부도 현재 여당 인도국민당(BJP)이 집권 중이다.

로이터는 인도 인구의 3분의 1이상이 채식주의자로 추정된다면서 일부 채식주의자들은 고기를 판매하는 식당을 이용하지 않고 육식을 하는 임차인에게 집을 세놓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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