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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톺] 모래성처럼 무너진 1개월 반등…코스피 약세장 회귀하나
기사 작성일 : 2024-09-04 19:00:21

코스피, 3.1% 급락 마감


윤동진 기자 = 코스피가 전장 대비 83.83포인트(3.15%) 내린 2,580.80으로 마친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습. 2024.9.4

조성흠 기자 = 국내 증시가 4일 재발한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에 급락하면서 코스피 2,6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지난달 초 폭락 이후 회복세가 둔화하면서 횡보하던 증시가 한 달 만에 또다시 큰 폭으로 내리면서 본격적인 약세장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외국인 매도세 속에 반도체주가 주도력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증시의 부진은 향후 수개월간 계속될 수도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83.83포인트(3.15%) 내린 2,580.80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3.45%, 8.02% 하락하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천860억원, 7천307억원을 순매도했다.

'블랙먼데이'로 기록된 지난달 5일 코스피가 8.77% 폭락한 이후 반등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한달 만에 다시 급락하자, 증시가 추세적인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때 3,000 고지를 넘보던 코스피는 지난달 5일 2,441.55까지 추락한 이후 반등세를 이어가며 지난달 22일 2,707.67까지 회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로는 2,600 후반 박스권에 갇힌 양상이 지루하게 이어졌다.

그러다 이날 다시 미국발 악재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한달 가까이 걸려 만회한 상승분이 하루 만에 날아가고 말았다. 코스피는 폭락 이틀 뒤인 지난달 7일 종가(2,568.41)에 근접한 수준으로 돌아갔다.

글로벌 AI(인공지능)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상승세가 꺾이면서 반등을 시도하던 반도체주가 부진에 빠진 탓에 증시가 반등 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7월 11일 장중 8만8천8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9만전자'를 눈앞에 뒀던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6만9천800원을 기록하며 '7만전자'가 무너졌다. 지난달 5일 폭락장에서도 삼성전자 최저가는 7만200원이었다.

지난 7월 11일 장중 24만8천500원으로 '25만닉스'를 바라보던 SK하이닉스는 이날 장중 15만2천900원까지 내려 고점 대비 하락률이 38.5%에 달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우려와 미국 주식시장의 대형주 집중도 하락이 맞물리면서 반도체 수익률이 둔화했다"며 "문제 해결을 당장 기대하기보다는 당분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업종 실적이 개선 중이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실적의 고점을 확인할 것"이라며 "과거 반도체 업종 주가가 실적 고점의 6~8개월 선행한 것을 고려하면 관련 업종의 주가 모멘텀은 둔화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증시의 수급 여건도 최근 들어 급격히 악화하는 모습이다.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인 22조9천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사들인 외국인 투자자는 하반기 들어 매도세를 강화하고 있다.

외국인은 7월 1조7천150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매수세가 꺾이기 시작한 데 이어, 8월에는 2조8천4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지난달 블랙먼데이 이후 코스피에서 2조4천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위험자산을 줄이면서 코스피가 대형주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美 경기침체 우려에 3.1% 급락 마감


윤동진 기자 = 코스피가 전장 대비 83.83포인트(3.15%) 내린 2,580.80으로 마친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습. 2024.9.4

더 큰 문제는 비우호적인 대외 환경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추정치를 기존 3.2%에서 3.1%로 낮췄고, 중국 추정치도 5.0%에서 4.8%로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지난달 폭락장의 배경 중 하나였던 엔화 절상 리스크도 다시금 커지고 있다.

이처럼 변동성이 커진 액티브 장세에서 중소형주가 방어선 역할을 해야 하지만, 그마저 국내 내수 부진을 고려하면 기대하기 힘들다는 평가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단기 방향성 탐색 구간이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변동성 레벨도 재차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내수 지표를 볼 때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하기에도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전통적으로 약세였던 8, 9월의 계절적 영향과 중기적으로는 11월 미국 대선의 영향으로 이처럼 불안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팩트셋 리서치가 최근 10년간 S&P500 지수의 월별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9월은 평균 2.3% 손실을 기록하며 연중 실적이 가장 낮았다.

간밤 뉴욕 증시가 제조업 지수의 부진에 하락했지만, 오는 5일 ADP(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 고용과 6일 고용보고서 등 고용 지표에 따른 추가적 위험 요소도 상존하고 있다.

그나마 이번 달 발표가 예정된 밸류업지수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지주사·자동차 등 종목의 최근 상승세는 국내 증시에 지지력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제조업 건설투자의 둔화 흐름을 언급하며 "낙폭이 점점 과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첫 번째 분기점으로는 11월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1월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추가적 모멘텀을 만들지, 미 대선이 끝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는지에 따라 시장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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