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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20만 아프리카 소국 에스와티니가 中 짜증나게하는 이유는
기사 작성일 : 2024-09-05 16:00:59

2018년 에스와티니 국왕과 대만 총통


(EPA= 2018년 4월 에스와티니에서 음스와티 3세 국왕(왼쪽 두번째)이 생일 케이크를 자르는 모습을 차이잉원(왼쪽 세번째) 대만 총통이 지켜보는 모습. [ 자료사진] 2024.9.5.

윤고은 기자 = 이번 주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정상회의를 위해 중국 수도 베이징에 아프리카 대륙 정상들이 집결했지만, 인구 120만명의 작은 왕국 에스와티니의 국왕은 그 자리에 없었다.

미국 뉴저지 크기의 이 작은 아프리카 왕국은 왜 아프리카 국가들이 투자받기 위해 중국과 밀착하는 자리에서 빠졌을까.

5일 블룸버그 통신은 전날 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연회를 열어 아프리카 정상들에 구애를 펼치는 자리에서 에스와티니의 음스와티 3세 국왕의 부재가 눈에 띄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에스와티니가 12개국밖에 남지 않은 대만의 수교국이기 때문"이라며 "이는 에스와티니가 시 주석의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에스와티니는 중국이 지난 70여년간 아프리카를 '대만이 없는' 지역으로 만들고자 해온 노력의 마지막 저항국"이라며 "부르키나파소가 2018년 중국과 수교하고자 대만과 단교한 후 에스와티니는 아프리카에 남은 유일한 대만 수교국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작은 국가가 여전히 (중국과의 수교에) 저항하는 것은 중국을 명백히 짜증 나게 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에스와티니와 소위 대만 당국의 관계는 그 나라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에스와티니가 역사의 흐름을 따라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대만 관리는 에스와티니가 자국의 외교 파트너로 남을 것임을 믿는다며 음스와티 3세가 대만의 굳건한 동맹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대대적으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정상회의의 화려한 행사와는 거리가 있지만 이번 주 에스와티니는 자국에서 열린 무역 박람회에서 대만 부스를 열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지난 5월 말에는 음스와티 3세가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식에 참석했다.

이에 당시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국의 주권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라고 비난하면서 "중국은 이에 엄중히 반대한다. 에스와티니 국민은 어떠한 실질적 이득을 볼 수 없고 에스와티니의 국가 발전은 어떠한 진전도 이루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과거 스와질랜드라 불렸던 에스와티니는 관광객들이 말을 타고 둘러볼 수 있는 사파리 공원으로 유명하며 최대 수출품은 설탕과 코카콜라 같은 탄산음료에 사용되는 농축물이다.

아프리카에 남은 마지막 절대 군주국인 에스와티니는 정당을 금지하고 민주 활동가들을 탄압해 시민 단체로부터 비판받는다.

블룸버그는 "음스와티 3세의 행정부는 대만에 등을 돌릴 것이라는 어떠한 징후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지금까지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와 차관에 중점을 둔 중국의 아프리카 지원 노력에 연루되지 않은 것에 안도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에스와티니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약 40%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약 60%와 비교된다"고 설명했다.

서방에서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아프리카 등지의 가난한 참여국을 '부채의 덫'에 빠지게 한다고 비판한다.

지난 5월 에스와티니의 재무장관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자국에 대한 대만의 지원이 주로 보조금 형태로 이뤄졌다면서 "우리와 대만의 관계는 지난 10년간 진정 성공을 거뒀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은 에스와티니와 상업적 관계는 유지하고 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은 에스와티니의 최대 수입국이다.

에스와티니 재무장관은 "대만의 주권을 인정한다는 이유만으로 (중국이) 무역적 관점에서 적대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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