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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AI 국제회의 폐막…"핵사용 결정엔 인간이 통제·개입해야"(종합)
기사 작성일 : 2024-09-10 18:00:01

'AI의 책임있는 군사적 이용' 고위급회의 서울서 개막


이정훈 기자 = 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2024 인공지능(AI)의 책임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 고위급회의)'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REAIM 고위급 회의는 AI의 군사적 이용이 국제 평화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를 높이고, 관련 국제규범 형성에 기여하고자 출범한 1.5트랙(반관반민) 형식 국제 다자회의체다. 2024.9.9

이상현 김지연 기자 = 서울에서 인공지능(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 문제를 논의하는 대화의 장인 '2024 REAIM(리에임) 고위급 회의'가 양일간의 일정으로 10일 막을 내렸다.

지난해 1차 회의를 공동 주최했던 한국·네덜란드를 비롯해 싱가포르, 케냐, 영국까지 공동주최국으로 참여한 이번 행사는 96개국에서 대표단과 귀빈 2천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회의 결과문서인 '행동을 위한 청사진'(Blueprint for Action)을 채택했다.

참가국들은 이날 채택한 '행동을 위한 청사진'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라는 궁극적 목표를 저해하지 않는 가운데, 핵무기 사용에 관한 주권적 결정 관련 정보 제공 및 실행에 있어 필수적인 모든 행동에 대해 인간의 통제와 개입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참가국들은 아울러 "국가 및 테러 집단을 포함한 비국가 행위자들에 의해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AI 기술이 활용되는 것을 방지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잠재적으로 위험한 AI 기반 시스템을 포함한 군사분야 AI 역량을 무책임한 행위자들이 획득·오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강력한 통제·보안 조치 마련도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참가국들은 또 ▲ AI 적용은 윤리적·인간중심적일 것 ▲ AI 역량은 국내법·국제법에 합치하게 적용될 것 ▲ 인간이 AI 적용의 책임·책무를 질 것 ▲ 보호장치 마련을 통해 AI 적용의 신뢰성을 보장할 것 등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지난해 네덜란드에서 열린 첫 회의에서 발표된 '공동행동 촉구서'(call to action)를 통해 다자간 협력 중요성을 강조한 데 이어, 이번에는 대량살상무기(WMD) 확산과 핵무기 관련 내용이 추가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제시됐다.

이 청사진은 현재까지 61개국이 지지를 선언했다. 공동주최국인 한국 네덜란드 싱가포르 케냐 영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 회의에도 초청받지 못했다.

회의 종료 후에도 동참이 가능해 지지 선언국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작년 결과문서에 서명국으로 동참한 중국은 현재 이번 결과물 지지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4 REAIM 고위급회의 라운드테이블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된 '2024 REAIM 고위급회의 라운드테이블'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4.9.10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정부대표 라운드테이블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군사용 AI에 대한 규범 형성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측 대표인 보니 젠킨스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은 미국이 작년에 자체 발표한 'AI와 자율성의 책임 있는 군사적 사용에 대한 정치적 선언' 프레임워크에 지지 선언을 하지 않은 국가를 향해 동참해달라고 직접적으로 요구했다.

중국측 대표로 발언한 마성쿤 외교부 군축사 부국장은 "모든 국가, 특히 주요 세력은 관련 기술을 사용할 때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 부국장은 "AI가 제기하는 도전은 모든 국가의 공통 과제인 만큼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보편적 참여와 공평한 혜택 공유가 가능한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을 직접 겨냥하진 않았지만, '군사용 AI'에 대한 국제 논의가 특정 국가가 아닌 다자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기존 중국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해석됐다.


REAIM 정부대표 라운드테이블에서 발언중인 마성쿤 외교부 군축사 부국장


[REAIM 유튜브 캡처]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폐회사에서 "AI의 이중성은 군사 분야의 AI를 통제하는 규범적·제도적 체계를 구축하는 복잡성을 보여준다"며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은 기술이 아니라 우리 의지와 선택이 미래를 결정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1차 회의에서 채택된 '공동행동 촉구서'에 대한 응답으로 이번 회의에서 청사진이 결과물로 나왔다고 소개했다.

조 장관은 이는 시작에 불과할뿐 앞으로 청사진을 발전시켜야 한다며 "우리는 원칙을 구체적 행동으로 실천하도록 노력하고, 이행 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며, 동시에 기술 발전 속도에 발맞추려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향후 이번 결과문서 내용을 토대로 유엔총회 등에서 후속 논의를 추진할 예정이다.

REAIM 고위급 회의는 AI의 군사적 이용이 국제 평화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를 높이고, 관련 국제규범 형성에 기여하고자 출범한 1.5트랙(반관반민) 형식 국제 다자회의체다.


REAIM 고위급회의 본회의


이정훈 기자 = 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2024 인공지능(AI)의 책임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 고위급회의)'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REAIM 고위급 회의는 AI의 군사적 이용이 국제 평화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를 높이고, 관련 국제규범 형성에 기여하고자 출범한 1.5트랙(반관반민) 형식 국제 다자회의체다. 202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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