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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김철문 통신원 = 필리핀에서 중국인과 중국계 미국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대만인 용의자가 한국에서 지난 22일 체포됐다고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이 27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지난 6월 하순 사업차 필리핀을 방문한 중국 의료 기기 회사 고위 간부 2명의 살해 용의자인 40대 대만인 여성 천모 씨가 체포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필리핀 당국의 조사 결과를 인용, 천씨가 지난 6월 '리나'라는 가명을 이용해 피해자인 중국인 서모 씨와 중국계 미국인 쑨모 씨 등 2명을 사업협상을 미끼로 필리핀으로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천씨 일당은 피해자를 납치한 후 1천500만 위안(약 28억원)에 달하는 몸값을 요구해 300만 위안(약 5억6천만원)을 송금받았으나 피해자들은 필리핀 도착 나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 중국, 필리핀 등과 범죄인 인도 협정을 맺고 있는 한국이 천씨의 신병 처리를 놓고 고심이 깊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대만 언론은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2002년 4월 12일 공식 발효된 한중 범죄인인도 협정에 따라 천씨를 중국으로 소환해 재판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의 량원제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내정부 형사경찰국(형사국)이 관련 사항을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중 간에 범죄인 인도 협정이 체결돼 있고, 사건 발생 지역인 필리핀도 관할권이 있어 어느 곳으로 인도될지에 대해서는 계속 주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천씨의 범죄가 3년 이상의 중죄에 해당하면 대만에 관할권이 있다면서 천씨가 주범인지, 종범인지 등을 아직 알 수 없어 자세한 설명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량 대변인은 또 해외에서 중범죄로 인해 중국으로 송환된 대만인이 몇명인지는 중국이 공개하지 않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다국적 전화 통신 사기 범죄로 인해 2016년부터 2024년 5월 말까지 중국으로 송환된 대만인이 약 600여명에 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