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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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기자 = 미국 동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에 항만 노동자들의 파업, 악화일로인 중동.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3중 악재에 직면하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미래를 위한 후보를 자임하고 있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현실의 문제들에 발목이 잡혔다"며 "국내 및 국제 정세가 동시다발적으로 미치는 악영향에 해리스 부통령이 이례적으로 걸어온 지난 2달간 순풍 행보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갑작스런 후보 사퇴로 자리를 채운 해리스 부통령은 주변의 우려에도 빠르게 지지세를 회복하며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현재 경쟁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와 네바다, 조지아 등 경합주에서도 박빙 구도를 유지하며 민주당의 기대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집권당인 민주당에 불리한 돌발 악재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해리스 부통령으로서는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위치에 놓이게 됐다.
당장 문제는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일대를 특히 집중적으로 강타한 허리케인 헐린이다.
대선의 핵심 승부처로 평가받는 두 곳 모두가 막대한 재해의 피해를 보면서 예측하기 힘든 표심이 한층 오리무중의 상황에 처하게 됐다.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우편투표 및 부재자 투표 등에 차질이 발생한 것도 해리스 부통령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지점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함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를 방문하려던 일정을 취소하고 조지아를 찾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틀 전에도 허리케인 상황에 집중하기 위해 또 다른 경합주인 네바다 유세를 취소한 바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조지아 방문에서 피해 복구를 위해 연방 정부 차원의 모든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약속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도 조만간 방문할 계획이다.
허리케인이 당장 물리적으로 미국을 할퀴고 지나갔다면 갈수록 격화하는 중동 상황은 바이든 행정부와 해리스 부통령 입장에선 장기 악재다.
2년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동 상황마저 이스라엘과 이란의 확전 양상으로 치달으며 미국은 말 그대로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갈등 상황에 노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의 전쟁에 집중해 토대를 쌓아온 미국의 군 전략 자체가 일종의 한계에 도달한 것이라는 지적마저 제기된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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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문제가 대선 표심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것이 정가의 오랜 분석이지만, 공화당은 이미 트럼프 재임 시절과 현재를 대비해 민주당 집권과 함께 총체적 '혼돈'이 도래하고 있다며 공격 포인트로 삼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을 싸잡아 '약한 지도자'로 규정, 집권하자마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비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 입장에서 가장 뼈아픈 악재는 항만 노동자들의 파업이다.
NYT는 "1977년 이후 처음으로 4만5천명의 부두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며, 소비재 및 생산재 물류에 결정적 타격을 입히게 됐다"며 설사 파업이 단기간에 종료된다고 할지라도 공급망에 혼란을 초래하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4년 내리 인플레이션으로 지지율 정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해 왔다.
여기에 물류대란이 현실화할 경우 집권 민주당 입장에서는 생각하기 싫은 최악의 국면에서 대선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노조를 중요한 지지 기반 가운데 하나로 삼아 온 민주당으로서는 파업 노동자들을 강제해 일터로 되돌리는 일 또한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친노조' 대통령을 자임해 온 바이든 대통령은 파업을 강제로 종료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이미 분명히 확인하기도 했다.
CNN 방송은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가 빠른 속도로 몰려오고 있다"며 "그러나 국내외의 변수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사이의 박빙 구도에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며 신중한 평가를 내놓았다.